[문화일보/6.14.2004] 한국인 욕설-폭력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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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쇼르쏘띠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22.108) 댓글댓글 조회8,392회 작성일2004-06-16 12:37본문
원문: http://zkey.munhwa.com/zkey_newsview.html?code=04&num=5149
"한국인 욕설-폭력 잊을수 없다"
농성중인 방글라데시근로자 자히디씨
심명수지키 neowing99@hanmail.net
명동성당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을 구성하고 강제추방 반대,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을 벌인지 260여일이 지나고 있다. 농성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사실상 취업할 기회마저 반납하고 농성에 참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요구는 수용되어지지 않고 있다. 이 달까지 강제추방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들은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었다. 지난 13일,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의 외국인노동자 관련 정책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그들이 제안하는 외국인노동자 정책은 무엇인지를 방글라데시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자히디씨(30세,사진)를 통해 들어보았다.
자히디씨는 현재의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로서 노동허가제를 제안하였다. 외국인 인권을 실질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고 제도적 맹점을 보안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이었다.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지금 농성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송금을 할 수 없어서 전화하기도 꺼려진다”는 말과 함께 하루빨리 일자리와 가족을 찾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한국 온지 9년...하루 13,14시간씩 혹사
-한국에 온지는 얼마나 되었으며, 어떤 업종에 종사하였는지?
“한국에 온지는 9년이 되었다. 제과점, 가구공장, 플라스틱 공장 등 흔히 한국에서 3D라고 불리며 한국인들이 꺼리는 직종들에 종사해왔다. 농성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화학비료 공장에 있었고 이번 한국 정부의 외국인 강제추방 건에 항의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농성에 참가하게 되었다.”
-기존의 산업연수생 제도는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되는가?
“산업연수제야 말로 현대판 노예제이다. 연수생들은 한국에 온 후 하루에 4시간 씩, 이틀동안 8시간의 교육을 받고 바로 작업현장에 투입되어진다. 산업연수생으로 오기 위해서는 비행기 표등의 자금을 마련하고 중개인 수수료등 9000달러가 들었다. 이런 큰 돈을 갚기 위해 사업주가 하루에 13, 14시간씩 혹사 시키더라고 불만을 표현하지 않고 일해왔다.
그렇지만 급여가 모두 노동자들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사업주들이 급료의 상당부분을 수수료라고 하면서 떼어갔다. 보통 외국인 노동자의 급료는 60만원 정도가 되는데 이러한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불과 25만원 정도만이 노동자에게 돌아갔다. 이러한 낮은 급료 때문에 사업장을 이탈하면 곧바로 불법노동자가 되어서 본국으로 강제송환되기 때문에 사업주에게 불만을 표출 할 수 없고, 만약 사업주에에 대들기라도 하면 바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해 본국으로 송환되어지고 마는 제도가 산업연수제였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가 폐지되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업주에 대들기라도 하면 불법체류자 딱지"
-그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용허가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마디로 고용허가제 역시 산업연수제의 다른 얼굴에 지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보면 이 제도 역시 산업연수제인 셈이다. 고용허가제하에서의 외국인 노동자는 사업주와의 계약에 의해서만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즉, 계약이 연장되지 못하고 종료되거나 파기되면 2달안으로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명동성당서 농성중인 외국인노동자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고 만다.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노동3권이 보장되는 등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향상시킨다고 했는데 이건 허울만 좋은 선전용 제도에 불과하다. 만약, 노동자가 노동 3권을 주장하면서 집회 등에 참가하면 바로 계약이 파기되며 그럼 본국으로 송환되어지고 만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도에서 보장하는 노조를 구성할 수 있겠는가? 고용허가제는 노동자가 아닌 고용주에게 노동자를 사용할 합법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며 이 제도 하에서는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IMF당시 가해진 무차별적인 욕설-폭력 기억에 남아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농성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거대언론의 횡포였다. 조선일보는 물론이고 친노동적이라고 하는 한겨레신문마저 우리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외국인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현장의 상당한 책임은 거대언론에 있으며, 우리들에게 악의적 비판을 하는 ‘시민연대’등의 일부 시민단체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과거 IMF 체제 시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해졌던 폭력, 모욕들도 기억에 남는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한국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구상할 때 우리의 의견을 듣고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제도를 만들 땐 한국민들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왜 외국인 노동자 관련 제도를 만들때에는 당사자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가? 제도적으로 바라는 점은 허울 좋은 고용허가제가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는 노동허가제를 추진해주길 바란다.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실질적인 권리가 없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일정기간동안 일할 수 있는 노동비자를 줌으로써 사업장 사이에서의 이동권의 자유를 가질 수 있고 진정한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사업주와의 고용계약이 파기되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 취업할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고용계약의 파기 및 연장종료와 더불어 본국에 송환되어지는 고용허가제와는 다른 제도이다. 곧, 제도상에 보장된 노조결성의 자유를 행하더라도 본국에의 송환에의 압력을 받지 않고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즉, 노동허가제는 사업주에게 합법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고용의 합법화가 주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사 게재 일자 2004/06/14
"한국인 욕설-폭력 잊을수 없다"
농성중인 방글라데시근로자 자히디씨
심명수지키 neowing99@hanmail.net
명동성당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을 구성하고 강제추방 반대,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을 벌인지 260여일이 지나고 있다. 농성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사실상 취업할 기회마저 반납하고 농성에 참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요구는 수용되어지지 않고 있다. 이 달까지 강제추방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들은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었다. 지난 13일,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의 외국인노동자 관련 정책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그들이 제안하는 외국인노동자 정책은 무엇인지를 방글라데시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자히디씨(30세,사진)를 통해 들어보았다.
자히디씨는 현재의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로서 노동허가제를 제안하였다. 외국인 인권을 실질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고 제도적 맹점을 보안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이었다.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지금 농성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송금을 할 수 없어서 전화하기도 꺼려진다”는 말과 함께 하루빨리 일자리와 가족을 찾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한국 온지 9년...하루 13,14시간씩 혹사
-한국에 온지는 얼마나 되었으며, 어떤 업종에 종사하였는지?
“한국에 온지는 9년이 되었다. 제과점, 가구공장, 플라스틱 공장 등 흔히 한국에서 3D라고 불리며 한국인들이 꺼리는 직종들에 종사해왔다. 농성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화학비료 공장에 있었고 이번 한국 정부의 외국인 강제추방 건에 항의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농성에 참가하게 되었다.”
-기존의 산업연수생 제도는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되는가?
“산업연수제야 말로 현대판 노예제이다. 연수생들은 한국에 온 후 하루에 4시간 씩, 이틀동안 8시간의 교육을 받고 바로 작업현장에 투입되어진다. 산업연수생으로 오기 위해서는 비행기 표등의 자금을 마련하고 중개인 수수료등 9000달러가 들었다. 이런 큰 돈을 갚기 위해 사업주가 하루에 13, 14시간씩 혹사 시키더라고 불만을 표현하지 않고 일해왔다.
그렇지만 급여가 모두 노동자들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사업주들이 급료의 상당부분을 수수료라고 하면서 떼어갔다. 보통 외국인 노동자의 급료는 60만원 정도가 되는데 이러한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불과 25만원 정도만이 노동자에게 돌아갔다. 이러한 낮은 급료 때문에 사업장을 이탈하면 곧바로 불법노동자가 되어서 본국으로 강제송환되기 때문에 사업주에게 불만을 표출 할 수 없고, 만약 사업주에에 대들기라도 하면 바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해 본국으로 송환되어지고 마는 제도가 산업연수제였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가 폐지되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업주에 대들기라도 하면 불법체류자 딱지"
-그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용허가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마디로 고용허가제 역시 산업연수제의 다른 얼굴에 지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보면 이 제도 역시 산업연수제인 셈이다. 고용허가제하에서의 외국인 노동자는 사업주와의 계약에 의해서만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즉, 계약이 연장되지 못하고 종료되거나 파기되면 2달안으로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명동성당서 농성중인 외국인노동자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고 만다.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노동3권이 보장되는 등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향상시킨다고 했는데 이건 허울만 좋은 선전용 제도에 불과하다. 만약, 노동자가 노동 3권을 주장하면서 집회 등에 참가하면 바로 계약이 파기되며 그럼 본국으로 송환되어지고 만다. 이러한 현실에서 제도에서 보장하는 노조를 구성할 수 있겠는가? 고용허가제는 노동자가 아닌 고용주에게 노동자를 사용할 합법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며 이 제도 하에서는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IMF당시 가해진 무차별적인 욕설-폭력 기억에 남아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농성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거대언론의 횡포였다. 조선일보는 물론이고 친노동적이라고 하는 한겨레신문마저 우리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외국인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현장의 상당한 책임은 거대언론에 있으며, 우리들에게 악의적 비판을 하는 ‘시민연대’등의 일부 시민단체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과거 IMF 체제 시기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해졌던 폭력, 모욕들도 기억에 남는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한국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구상할 때 우리의 의견을 듣고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제도를 만들 땐 한국민들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왜 외국인 노동자 관련 제도를 만들때에는 당사자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가? 제도적으로 바라는 점은 허울 좋은 고용허가제가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는 노동허가제를 추진해주길 바란다.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실질적인 권리가 없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일정기간동안 일할 수 있는 노동비자를 줌으로써 사업장 사이에서의 이동권의 자유를 가질 수 있고 진정한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사업주와의 고용계약이 파기되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 취업할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고용계약의 파기 및 연장종료와 더불어 본국에 송환되어지는 고용허가제와는 다른 제도이다. 곧, 제도상에 보장된 노조결성의 자유를 행하더라도 본국에의 송환에의 압력을 받지 않고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즉, 노동허가제는 사업주에게 합법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고용의 합법화가 주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사 게재 일자 200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