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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외국인 인권' 터부시하는 부끄러운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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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일보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조회1,464회 작성일2005-07-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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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30 18:46]   

"한국도 달라져야 합니다.”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국제이주기구(IOM)의 미디어 관계자는 우리의 외국인 이주자 정책에 대해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IOM은 난민, 노동자, 이민 등 해외이주자의 인권보호와 정착 지원 등을 목적으로 1951년 설립된 비(非)유엔 국제기구. 이날 자리는 단기 연수차 찾아온 한국의 기자들에게 기구의 활동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칸반도의 난민실태 등을 얘기하다 불쑥 ‘한국 문제’가 나온 것은 뜻밖이었다.

그러나 제네바에 밀집해 있는 인권관련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인권의식을 꼬집는 목소리는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자주 거론되는 것은 필리핀 여성들의 인권침해 사례다. 특히 한국에서 결혼생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혼한 필리핀 여성들을 본국으로 추방하는 조치가 입에 오르내린다. 한국정부는 규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데 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이국 땅에서 외국인 남편에게 학대 받은 필리핀 여성들은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인신매매의 피해자로 보호 받아야 한다는 게 이곳 인권 기구들의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왜 2년을 앞두고 이혼당하는 필리핀 여성들이 많은 지, 어떻게 이 여성들이 인신매매 피해자로 전락하는 지를 알아보는 게 성숙한 국가 기관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주자는 이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사실에 우리는 적응해야 한다.”브론슨 맥킨리 IOM 사무총장이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내용이다. 기자에겐 한국정부에 대한 각별한 주문으로 받아들여졌다. 외국인 노동자와 신부들이 적응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정부 스스로 이들에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달라는 것이다

제네바에서 황유석 국제부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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