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anarchy is the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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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life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조회10,047회 작성일2008-09-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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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 배트맨 다크나이트, 배트맨 비긴스의 대사, 줄거리 기타 등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니 주의할 것


































배트맨에서 고담은 자본주의 사회 바로 소돔과 고모라이다. 전편과 마찬 가지로
다크나이트에서도 감독은 성서의 야웨-아브라함의 대화를 인용하고 있다.



1.


'내가 이제 내려가서 그 모든 행한 것이 과연 내게 들린 부르짖음과 같은지 그렇
지 않은지 내가 보고 알려하노라 그 사람들이 거기서 떠나 소돔으로 향하여 가고
아브라함은 여호와 앞에 그대로 섰더니 가까이 나아가 가로되 주께서 의인을 악인
과 함께 멸하시려나이까 그 성중에 의인 오십이 있을찌라도 주께서 그 곳을 멸하시
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치 아니하시리이까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
과 함께 죽이심은 불가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균등히하심도 불가하니이다 세상을 심
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가 만일 소
돔 성중에서 의인 오십을 찾으면 그들을 위하여 온 지경을 용서하리라 ... 아브라
함이 또 가로되 주는 노하지 마옵소서 내가 이번만 더 말씀하리이다 거기서 십인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가라사대 내가 십인을 인하여도 멸하지 아니하리라'

(창세기 18장)




비긴스에서 '라스 알 굴'은 인류의 타락을 막기 위해 로마, 런던등의 대도시를 멸
망시킨 '어둠의 의회'의 사도이다. 라스 알 굴과 브루스 웨인의 대화는 야훼-아브
라함 이야기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앞에 언급된 타락한 사회의 뒤를 잇는 고담을
멸망시키려는 어둠의 의회, 하지만 브루스 웨인은 그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결국
브루스 웨인은 어둠의 의회에서 나와 고담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이 플롯은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과 조커의 대화에서도 등장하게 된다. 시민이 탄
배와 범죄자들이 탄 배가 강 위에 떠있다. 조커는 배에 탄 사람들에게 다른 배를
폭파시킬 수 있는 기폭장치를 주고 자정이 되기 전에 두 배중에 하나라도 터지지
않는다면 둘 다 폭파시키겠다고 말한다.
자정은 다가오고 배트맨과 조커는 멀리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시민,
범죄자 모두 기폭장치를 누르지 않게 되고, 배트맨은 사람들이 모두 추악하지는 않
다고 말한다. 성서에서는 결국 야훼가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지만 말이다.





2.


그런데 내가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언급하는 'anarchy'
이다.
병원에서 조커는 하비 덴트를 투페이스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하비와 조커의 대
화속에 anarchy와 계획자(schemer)라는 단어가 등장 한다.

조커가 내세우는 논리는 어설프면서도 크로포트킨의 '아나키즘의 도덕'의 그것과
닮아 있다. 조커 말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갱 멤버가 총에 맞아 죽는다고 하거나
군인이 탄 트럭이 통째로 날라간다고 해도 놀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들이 계
획의 테두리 안에 있으니 말이다.


조커는 혼란 그 자체이다. 마피아가 운영하는 은행을 터는가 하면, 고담 최고의
경찰팀을 매수한다. 정신분열자들을 모아서 앞도 뒤도 없는 범죄를 저지르며, 결국
에는 수억 달러를 쌓아놓고 돈에 불까지 지른다.


영화에서 조커가 범죄가 날뛰는 무법지대를 anarchy로 빗대어 말한 것에 대해서
는 불만이 있지만, '계획자'라는 개념에는 동의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표상인 고담
에서 규칙과 제도는 허울에 불구하다. 정치인, 법조인, 기자, 경찰 제도들은 모두
계획 속에 있다.


얼마전 서울시 교육감 선거 결과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촛불집회의 힘이 선거패
배로 이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이런 결과가 나올줄은 다들 예상
하고 있지 않았을까? 투표나 선거 제도를 통해서 세상이 바꿀려고 하는 것은 '국민
'의 범주이다. 투표로 선출된 '화이트나이트' 하비 덴트도 결국 투페이스가 되고마
는 것이다.


잡민에게 선거나 제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철거민의 아지의 한 구절처럼
제도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잡민이 나서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anarchy is not chaos, anarchy is the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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