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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마치고야, 동지들을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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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새벼리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6,545회 작성일2004-08-22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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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이렇게 저렇게 진행되었던 노학 연대, 혹은 노빈학 연대가 21세기 들어 (공식적으로는) 최초로 (수도권 전지역을 대상으로) 시도된 셈이다.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원직복직 쟁취, 노동자 민중생존권 쟁취를 기치로 내건 <여름실천단> 활동이 그 것이다. 주로, 수도권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주의가 구체적으로 관철되어 가는 사업장, 자본과 정권에 의해 생존권을 압살당하는 삶의 현장, 철거 현장을 주된 대상으로 노동자, 해고자, 도시 빈민, 학생들이 함께 시민들 속으로, 도심 속으로, 현장 속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간 것이다. 정든 일터, 정겨운 보금자리를 되찾으러, 지키러,,,


암튼, 여름실천단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얻은 것은 모든 참여 단위들의 자신감, 연대 기풍, 공동의 실천 속에 다져지던 각각각의 상호 신뢰,,,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리고, 3일동안 진행했던 모든 투쟁들도 그야말로 힘있는, 힘받는 그런 투쟁들이었다. 소속이 달랐던 참여자들이 그 얼마나 즐거워 했던가, 그 얼마나 힘 내었던가,


목동 이주노동자투쟁, 범한택시투쟁, 동작세무서투쟁, 명동농성단 연대투쟁, 용산철대위투쟁, 용산구청투쟁, 중앙로얄투쟁, 서초경찰서투쟁, 삼성해복투쟁, 청진동 르-메이에르투쟁, 종로구청투쟁, 노사정위원회투쟁, 상도5동철대위투쟁, ..... 르-메이에르투쟁에서 용역깡패들의 난동과 공권력의 편파성으로 33명 연행, 5개 경찰서 분산 유치와 그에 대한 20일 새벽까지의 항의 방문투쟁, 그리고 오늘 면회투쟁까지,,, 모두들 잘 싸워 주셨다.


오늘 중 2박 3일간의 수도권 도심 속 기층 연대 투쟁을 총정리하기는 힘든 것 같다. 많이 지쳐버린 탓이다. 이제 겨우 더운 물 샤워 마치고 나니, <출범식>을 함께 했던, 그러나 오늘 <해단식>을 더불어함께 하지 못한 동지들의 얼굴들이 아른거린다. 전해투 황창훈대표, 변외성조직국장, 이인구동지, 윤진열동지, 평등노조 교선 박명호동지, 노정신 허00 동지 등등,,, 그리고 발전노조동지들, 전철연동지들,,,, 아, 그들도 나처럼 이렇게 가느라단 '초승달'을 볼 수 있을가, 우리의 '희망'처럼 저 달을 보며 달이 차오르는 것을 손꼽고 있을가,


동지들을 사수하지 못한 나,,, 이제사 나 혼자 편안한 더운 샤워 마치고, 동지들을 떠올리는 부끄러운 나, 많이도 원망스런 새벽이다. 많이도 죄스런 주일이다. 저 초승이 보름이 될 때까지 이 부끄럼과 자책을 벗을 수 없으리라, 하, 초승달이 저리 밝을 수도 있는가, 저기 동지들의 환한 미소들이 아른거린다. 살아남은 김인곤 동지와 막걸리 딱! 한잔씩만 하고 자기로 했다. 내일, 보름을 맞이할 채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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