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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를 '색'다르게 보내는 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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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깨철이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17,783회 작성일2004-04-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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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를 '색'다르게 보내는 법(1) (2004/04/27)

(공공) 공간을 납치하자(Space Hijackers)!!


양아치 / 中國Robot
yangachi@chinarobot.net


'space Hijackers’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얘네들은 Space Hijacker(공간을 납치하는 사람) 그리고 ‘Anarchitect(Anarchist와 Architect의 합성어)’라는 단어를 통해 스스로를 정의하며, 자본으로 인한 공간 편성과 사용에 반대하면서, 여러 가지 공간놀이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공간 사용자들에게 경각심 혹은 즐거움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Space Hijackers는 특히 공공 공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에 대해 반대하며, 공간의 사용과 사용자의 의미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공간 사용의 새로운 즐거움을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프로젝트들은 주로 도시공간을 무대로 삼고 있는데, 그들은 지하철에서 음악을 틀어놓은 채 춤을 추거나 공중 화장실에 갤러리를 만들고,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를 좌우로 나누어 좀 더 능동적으로 걷는 사람들로 유도하며, 산타 혹은 사파티스타 복장을 하고, 여행용 가방을 휴대용 탁자로 개조한 뒤 불특정한 도시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도시 곳곳에 귀엽고 작은 농장들(가로 10cm, 세로 10cm 정도의 크기)을 만들고, 지하철에 포스터를 부착하는 식의 행위들을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하는 행위들은 상황주의자들의 그것과 유사한 점들을 발견하게 되지만, 완전히 영향받았다고도 할 수 없기에 그들이 언급하는 대로 ‘공간을 납치하는 행위’로 인식해야 할 듯합니다.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행위는 최근에 유행하는 플래시 몹(Flash Mob)과 유사한 듯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Space Hijackers의 행위는 분명한 목적이 있고 플래시 몹은 없습니다.(물론… 주관적인 이해입니다.)
아무튼 Space Hijackers가 보여주는 프로젝트에서 분명히 생각해 볼만한 내용들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음…그들이 전개하는 프로젝트들에는 공간 사용자가 중심에 있는데, 공간 사용자를 유저라는 용어의 의미에 대입시켜보면 대단히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유저는 엔드 유저의 입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론트 유저(파워 유저와 구별하면서 쓰는 불안정적인 용어입니다)의 입장에서 공간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기에 그들의 프로젝트들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즐거운 MAYDAY 2003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공간 사용 혹은 납치 프로젝트들 중에서 MAYDAY 2003(The Lords & Ladies of Misrule Street Disco For Freedom)은 대단히 즐겁지만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가지고 있기에 소개할까 합니다. Space Hijackers는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는데, 2003년의 노동절 축하 프로젝트는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에서 그들은 아주 말쑥한 직장인 복장들을 한 채 자본을 상징하는 영국중앙은행 근처에서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고 DJ Ricky(디제이 리키)가 준비한 음향장치를 이용해 춤판을 만들어 사람들과 즐겁게 노동절을 즐기려 했으나, 공공 공간 혹은 시스템의 질서를 지키는 경찰들이 제지했다고 합니다. 또 리버풀에 있는 맥도날드 앞에서도 노동절 축하놀이를 계속 즐기려 했으나, 역시 경찰의 개입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맥도날드에서의 행위는 영업방해라는 질서 납치죄(?)가 인정되어 즐거운 놀이를 그만두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특정한 장소들을 옮겨 다니며 그들의 행위를 즐기지만 점점 경찰들과 맞서는 상태로 진행되며 행사가 계속 제지당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레스터 광장(Leicester sq)에서는 경찰의 개입 없이 브레이크 댄스를 원 없이 즐겼다고 합니다. 광장의 노동절 축하놀이에는 DJ Ricky가 즐거운 음악으로 분위기를 흥겹게 했으며 광장을 지나가던 브레이크 댄서들이 사람들에게 춤동작을 알려주기도 하고 여행자, 힙합 소년들과 함께 춤판을 즐겼다고 합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뭘까요? 노동절을 기념한다는 이유로 우리와는 달리 춤판을 선보이는 것이 쿨~~~~~~해 보인다는 정도의 의미를 두어야 할까요? (물론 그런 의미도 중요합니다.) 그들이 선보였던 MAYDAY 2003은 자본 시스템에 편성되었던 공간과 공간 사용자들이 잠시나마 자본 시스템의 질서에서 일탈하며 공간과 공간 사용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음… 다음 노동절엔 춤을 춥시다!!)

MayDay Street Disco



break.jpg
greenman.jpg
helen.jpg
liverpool.jpg
ondcomp.jpg




[참고사이트]
http://www.spacehijackers.co.uk/html/projects/mayday03/meeting.html
http://www.spacehijackers.co.uk/html/projects/mayday03/repor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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