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지글대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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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나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1건 조회5,787회 작성일2006-09-1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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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천신만고 끝에 대추리를 들어올 수 있었다.
사실 가기 전에 갈까말까 한참을 망설였다.
처음에는 20:80이었던 마음이 80:20으로 돌변하여
결국은 오게 된 계기는 무었이었을까?
우선은 이번주에 빼기로 했던 썩은 사랑니를 안 빼보기로 했다.
그렇게 결심하고 나니 대추리에 안 갈 구실이 사라졌다.
여차여차 저차저차 천신만고 끝에 대추리엘 들어와서
어제는 밤새 경찰이 올까 망을 보았다.
화요일 새벽설, 거의 확실하다고 믿었는데, 이눔들은 오질 않는다.
새벽에 지친 몸을 뉘이고 11시께쯤 일어나서 천천히 밥을 먹고
도서관에서 피자매 발송업무를 보고,
저녁에 냉장고에서 막 쉬기 전인 두부를 요리했다.
먼저 노릇노릇 들기름에 두부를 지지고,
간장, 물엿, 마늘, 파, 고춧가루를 넣고 조리니 제법 근사한 두부 두루치기 완성이다.
대추리에 있으면 모든 것들에 일상의 평화가 깃들여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파괴와 전쟁을 앞둔 작은 일상의 외침들...
두부가 지글대며,
커피물이 폴폴 끓으며,
남비 뚜껑이 들썩이며...평화가 외친다.
아저씨 한분이 지킴이 집 앞 텃밭에 물을 대고 있다.
내일 새벽이면 곧 애들이 들이닥칠텐데,
그래도 일상의 본능, 평화의 본능은 그렇게 가늘고 길게 이어질 것이다. 호
수의 물줄기처럼 여리지만 줄기차게,
모든 집이 부숴진다해도,
그걸 믿고 싸우는 거다.
지지만 지지않는 싸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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