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후기]불판집에서 2박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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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11건 조회12,720회 작성일2006-07-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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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범국민 대회가 7월 22일 대추리에서 열린다고 하여, 구*구씨의 제안에 따라 목요일에 들어갔다. 구*구씨는 대낮에 들어갔고, 나는 저녁에 들어갔는데, 검문을 심하게 해서 혹시 못 들어갈까봐 사실 되게 쫄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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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집 전경> 불판집의 모습

내가 오기전 돕*드와 구*구씨는 여러 빈집을 돌며 불판집에서 쓸 가재도구들을 모았는데, 제법 쓸만한 이불도 한 채 가져왔고, 아주 고급스러운 털실들을 봉다리째 수집해 왔다. 또 제법 쓸만한 버너 몇개와 다라이 등등을 구해다 놓았다. 또한 제법 쓸만한 장롱과 책장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판집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화장실은 여전히 고장난 상태다. 그러나 쉬야는 화장실 바닥에 누고 물을 뿌리면 해결되고, 끙아는 변기에 누고 물을 부으면 된다. 그러나, 불판집 용 밭을 만들었으므로 여러분은 구로구가 주어다 씻어놓은 요강에 쉬야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비료로 쓸 예정임.

하여간 주어온 이불을 덮고 자려니 온 몸이 간지럽고 축축하여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밤중에 다시 마리아에게 이불 한채를 다시 빌려와 제법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라고 썼지만 사실 등이 배겨서 아침 일찍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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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사진> 구로구는 솔부엉이 도서관에서 책은 안읽고 인터넷만 했다네~

<둘째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이불을 개서 파란방에 놓아두러 간 구로구는 잠시 잊고 있던 파란방의 핏빛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나도 볼 때 마다 무서워서 심장마비를 예방하고자 낮 동안에는 빨간 커턴을 잠시 묶은 후 창을 열어두곤 했다.

우린 지킴이네 집에서 밥을 해 먹은 후, 마을 빈집을 돌며 다시 가재도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동네 할아버지께서 친히 나오셔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셨는데, 이사간 전 주인들이 자신들이 버린 집에 와서 감놔라 배놔라 참견하니 조심하라는 충고와 언제 왔다 갔다 등등 정보를 주셨다.

점심으로는 맛난 콩국을 먹었고, 마*아와 함께 항아리도 구하러 다녔고, 빈 초가집 앞 있는 개복숭아 나무에서 복숭이를 따려고 했으나, 너무 맛이 없고 벌레만 많아서 몇개 따다가 포기했다. 대신 모기에게 많이 물리는 성과가 있었다.

우리는 불판집이 생겼지만, 역시 불편한 수도시설과 하수시설, 전기 시설 등으로 인하여 지킴이네 집에 너무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

참, 불판집 현판을 새기려고 나무장식 판때기를 구해왔다. 마당 앞에 잘 세워두었음. 누군가 멋진 현판을 만들어 주길~

참, 둘째날은 볕이 좋아서 주어온 이불을 구*구씨와 함께 세탁하여 잘 말려두었다. 그날 저녁에 덮었더니 해볕냄새가 났다.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무쇠솥을 주어다가 마당에 부로끄로 화덕을 만들고 장작을 때서 솥밭을 해 먹기로 했다. 누룽지도... 그래서 모든 빈집을 다 돌았고 심지어 문이 잠긴 빈집은 담을 넘어 들어가기도 했지만 무쇠솥은 구할 수 없었다. 이미 고물상들이 다 가져간 모양이었다. 아쉬웠다.

오후 무렵 돕*드와 디*를 통해 불판집에도 밭을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고,우리는 기쁨에 들떠 열무를 심기로 전격 결정했다. 우리가 심은 씨앗은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 열무 씨앗으로 매운 맛이 덜하고 시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씨앗은 마*리의 친구가 사다 주었다. 밤이 되자 마*아의 친구들이 대거 등장했다.

저녁 초불행사때는 '공공일기' 출판 기념회를 겸하여 진행되었다. 책을 많이 얻어왔으니 한권씩 가져가시오.

빈집에서 술을 한 병 줏어왔다. 지킴이들과 함께 먹으려고 졸린 눈을 부비며 마실나간 지킴이들을 기다렸으나, 정작 주어온 술은 너무 맛이 없어서 먹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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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점심> 콩국수와 밭에서 딴 토마토, 고추, 오이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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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풍 램프> 그러나 심지가 없어서 사용할 수 없다.

<세쨋 날>

역시 등이 배겨서 일찍 일어났고, 낫을 빌려서 화단의 잡초를 모두 베어내고 거기에 열무와 약간의 허브를 심었다. 그러나 허브가 뿌리를 내릴지 걱정.

허브가 뿌리내릴때까지 물이 마르면 안된다고 하니 물 좀 충분히 주시고, 풀이 자랐거든 김 좀 매주오. 혹시나 하여 비닐을 덮어두긴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냥 막 덮어두었으니 마무리 좀 잘 해주세요.

그리고 디온에게 우리 밭 위치를 물어서 김 좀 매주시고, 오줌을 싸려거든 아나키 방의 요강에 오줌을 모아서 화단이나 열무밭에 뿌려주세요.단, 파리가 꼬이지 않게 함께 있는 항아리 뚜껑으로 꼭 덮어두시오.

열무밭을 호미로 로터리치고 씨를 30Cm 간격으로 점뿌리기 하여 밭을 만들었다. 밭은 4반에 있다. 우리 밭은 파를 심은 고랑 옆의 2개. 나머지 2개는 지킴이네 밭.

마*아씨 친구들은 불판집에 구경와서 다들 감탄을 하고 갔다. 부러운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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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무성한 화단> 이렇게 귀신산발머리 같던 화단을 정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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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된 화단> 민트와 맨 앞줄의 쪽파. 그리고 열무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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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 옮겨 심을 민트를 선별하는 구*구씨.

밭을 다 일군후 범국민 대회장인 평택역으로...가는 길에 본 전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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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들> 더위에 지친 전경들, 그중 한명이 미소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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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막고 기사에게 뭐라고 속닥거리는 경찰. 함께 탄 할머니께서 크게 호통을 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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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순례단, 남도에서 부터 자전거를 타고 온 순례단. 따르릉~>

230608056.jpg<깃발을 든 고등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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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든 인간 로터리 머쉰 '곳'과 그 옆의 '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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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

<여러 친구들께 당부 말씀>

1. 화단의 민트와 열무가 자랄 수 있게 물 잘 주세요.

2. 화단과 열무밭에 들러 시시 때때로 김을 매주세요.

3. 오줌을 깨끗하게 모아서 비료로 사용합시다. (요강은 아나키방에 있음. 단 엉덩이 싸이즈와 맞추어 보시고 사용가능한 지 테스트를 해주시면 감사)

4. 집 단장을 더 해야합니다.

5. 작은 타파통에 고추 장아찌를 만들었으니 드세요.

(장아찌는 지킴이네 냉장고의 사선 방향에 있는 수도꼭지 밑에 있음. 양파를 같이 잘라서 넣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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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돕헤드님의 댓글

돕헤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런데, 오줌을 그냥 뿌리면 비료가 되나요? 이거 꼭 확인바람. 보통 오줌과 똥으로 퇴비를 만들 때는 숙성을 해야 하거든요. '인분 핸드북'을 다 읽어봤는데, 아무래도 오줌만 그냥 사용하면 안될 것 같아서 질문드립니다.

곳님의 댓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럴까?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지킴이네 있는 귀농가이드의 무 기르기 편에 '오줌을 모아서 뿌렸다'라고 되어 있어서...

사이님의 댓글

사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줌은 공기가 안 통하게 해서 발효를 시키는 혐기발효를 해야합니다. 뚜껑을 닫고 발효를 시켜서 밭에 뿌리면 된다는 말이죠. 곳 씨는 그림도 잘 그리고 재주가 많네요.

사이님의 댓글

사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래 글은 인터넷에서 퍼왔음
...................................................
오줌은 발효시키지 않고 원액을 바로 쓸 수도 있는데 절대 작물에 닿지는 말아야 합니다.
저는 풀을 매고 북돋아 준 다음 오줌을 뿌려 줍니다.
작물 잎에 뿌려주는 엽면시비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물로 다섯배 이상 희석해 주어야 합니다. 발효시키지 않고 바로 해도 되나 발효시키면 더욱 좋습니다. 오줌에서 증식된 미생물이 잎사귀에 달라붙어 병균 감염을 막아주기도 한답니다. 액비를 주는 효과와 똑 같지요. 요즘 같은 날씨면 보름이면 발효가 될 겁니다. 그늘에서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됩니다.
오줌으로 거름 만드는 법은, 요즘 같은 경우는 풀이 많으므로 제초하고 나온 풀들을 쌓아 거적을 덮어놓고 오줌이 모아질 때마다 뿌려줍니다. 가을이나 겨울에는 마른 풀, 낙엽, 왕겨, 톱밥이나 대패밥, 우드칩에다 오줌을 뿌려주면 이 또한 좋은 거름이 됩니다.
양평에 계시다니, 똥을 받아 거름으로 만들면 더욱 좋습니다. 뒷간을 만드실 계획이 있으면 그 때 말씀하십시요.
남은 음식물도 좋습니다. 그런데 음식물은 거름 만들기가 제일 곤란합니다. 수분 조절도 만만치 않고, 고형질이 많아 발효시키기가 쉽지 않지요. 저는 바람 잘통하는 나무 상자를 만들어 풀과 켜켜이 쌓았다가 가을에 다시 낙엽을 섞어 뒤집은 다음 봄에 씁니다.
거름 자급으로 가장 좋은 것은 가축을 키우는 것인데요, 여의치 않으면 가족 똥오줌, 남은 음식물, 그리고 밭에서 나오는 풀과 같은 부산물들, 덧붙여 주변 숲에서 얻어올 수 있는 낙엽들도 좋지요.
그럼.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곳님의 댓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불판집 앞마당에 제가 제초하고 쌓아둔 풀 더미가 있습니다. 그것을 이용하여 거름을 만들수도 있겠어요.

돕헤드님의 댓글

돕헤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대추리에는 제초하고 나온 풀들이 산더미처럼 많아요. 어제 감자밭에 가서 제초한 풀들 치우기 작업을 했는데, 그 풀들만 가져와도 1년은 똥, 오줌 거름 만들 수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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