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re] 대추리에 못간지 꽤 됐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스칼렛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3건 조회11,651회 작성일2006-11-28 02:02

본문



아이고야 글을 썼더니 솔부엉이 도서관얘기는 없고 꼬리로 달아논 동영상 얘기 밖
에 없다니..


뭐 로리타 콤플렉스에 관한 부분은 대략 끝이 난것 같고.
문제는 공적인 영역에 사적인 방식으로 몇몇에게 일종의 불쾌감을 주었다는 것인데


'너희들은 아느냐 우리들의 고통과 비참함을'같은 비장한 배너가
버젓이 있는 공적인 공간에 핑크컬러의 사적이고 성적인(그다지 많이 들어간 것
같지도 않구만) 영상을 올린 것이 문제라는 지적인것 같은데요.


앞에 댓글에도 달아놓아듯이 저는 신곡이 나왔다는 정보를 살짝 내비친 정도였을
뿐 다른 의미는 없었고, 설사 나의 성적 취향으로 영상을 달아놨더라도 적어도
여기의 장(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몇년 전 반전집회에서 이쪽 친구들 중의 하나가 '전쟁보다 미소녀가 좋아요'라는
피켓을 만들어 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땠는지는 몰라도 저는 그
구호가 60, 70년대 미국에서의 히피들의 'Make Love, Not War'나 존레논과 요노요
코의 Bed-In for Peace 와 어쩌면 일맥상통하는 참신한 구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전에도 다같이 '노무현은 파병할 돈으로 불고기도시락을 내놔라' 라는 식의 구
호를 들고 내세워 거리로 나서기도 했었고요.

물론 그 당시에도

'미소녀라는 말은 남성들이 어린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만 삼기 위해서 만든 말이
아닌가요?'
'여성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고
내면과 마음, 삶의 가치 등 이런 것들로 보지 않고
오직 외모와 육체만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만든 말이 '미소녀'라는 말이 아닌가요?'

'누군가를 '놀이감'으로 만드는 내용으로 할 필요까지 있을까요?'

라든가

'여성들이 '미소년' 피켓을 들고 나왔으면 그것은 전쟁과 동시에,
가부장제에 대한 전복적 조롱이 될 수 있겠지만.
'미소녀'는 다릅니다.
피켓을 제작하고 들고다니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성적 욕망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전쟁과 전쟁시스템, 그것을 부추기는 자들에 대한
희화화나 조롱의 방식으로 '여성에 대한 지독한 남성중심적 잣대'를
아무 여과없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요.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깔깔거리고 웃고 좋아했다는 것이 전 더 무섭습니다.'


라는 등의 여러가지 반응들이 나왔었습니다.
(미소녀에 관련해서 http://blog.naver.com/bandiera/40020398663 이 포스틀 읽어
보세요. 한참동안 웃었습니다. 한국에 발매되면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시 돌아와서 전부터 운동과 욕망과의 접합(?), 접목등의 의도되지 않은 자연스러
운 시도들을 이미 경험했고 운동 방향성이 그래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대추리 투쟁에 있어서도 '대추리의 밥이 맛있어서 또 가고 싶다' 라든가 '지
킴이 누구누구가 좋아, 그래서 대추리에 가게 돼' 등의 일차원적이고 욕망에 충실한 접근도 당연히 가능한 것이고. 빈집 꾸미기를 할때에도 우리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논의했듯이 방하나를 커플들을 위한 방으로 만드는 것 또한 그것의 연장선상이었다고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공적영역에서 사적 욕망의 표출은 아무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 집회현장, 게시판, 운동에서든지 간에 말이죠. 더군다나 '평화를 택하라' 게시
판이

안녕하세요. '평화를 택하라'의 운영자입니다.

'평화를 택하라' 게시판에는 '평택 대추리, 도두리' 관련 사진과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음란적인 사진이나 내용, 욕설이 있는 게시물은 이동조치됩니다.
"게시판 이용안내"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규칙이나 약관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또한 제가 생각하기에 꼬리 달아
놓은 동영상이 완전 상식에서 벗어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고, 일본 아
이돌의 댄스동영상이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라는 인권감수성이라면

이 사진을 pedophilia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수 있겠고

280151349.jpg
<아가옷>

또 이 사진을 zooerastia 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경된 생각을 하게 되네요.

280152188.jpg
<귀여운 판다곰>


덧붙여서 일본의 연예산업 시스템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그것도 일편향적인 만은
아닙니다. 한국의 대추리, 도두리의 그것과 오키나와의 그것이 다르지 않듯이 한
국에 도두리 출신의 아나키스트 정태춘이 있다면 일본에는 오키나와 출신의 아무로
나미에가 있습니다. 아무로나미에는 민중가수가 아닌 베리즈코보처럼 10대에 데뷔
한 아이돌이죠.


오키나와 출신의 대표적 아이돌인 아무로 나미에는 일왕을 만난 자리에서 '기미가요'를 부르기를 거부했습니다. 일본제국주의를 담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부르지 않았다는 것. 오키나와라는 그에서 자랐기 때문에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죠. 바로 우리가 원하는 그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280153379.jpg
<기미가요를 거부한 아이돌 '아무로 나미에'>


그리고 일본 아이돌의 노래 가사에는 한국과 비교해서 평화, 혁명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이 등장합니다. 베리즈코보의 노래에도 물론이고요


平和が かっちょええじゃん! 평화가 멋있잖아!
(Berryz工房 3rd Single C/W - かっちょええ!)

280154112.JPG
<평화를 사랑하는 베리즈코보의 나츠야키 미야비>


저는 전복, 평화, 혁명을 존레논이나 민중가요 등만이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
하지 않습니다. 밑의 존레논의 Unfinished Music의 앨범자켓이나 고상한 작품
에서만이 그것들을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아이돌의 댄스에서 펑크음악의
시끄런 소리에도 체제전복, 평화, 혁명이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280155005.jpg



논조가 이리저리 왔다갔다, 정신없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앞으로도 개인
적이고 사적인 글, 사진, 음악을 올릴 수도 안올릴 수도 있으며, 그 것이 맘에
안드신 분은 일정한 공간을 남겨둘터이니 보기 전에 살며시 백스페이스를 누르시
면 그만 이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그럼 이만.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ㅇㅇ님의 댓글

ㅇㅇ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무슨 말씀인지 알겠고 저도 불판팀의 운동방식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고 그러한 운동방식이 필요하다고 공감합니다 아이돌댄스와 펑크음악, 아무로나미에가 왜 평화와 혁명에 대해 얘기할 수 없겠습니까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거 같습니다. 그보다는 저 동영상을 여성에 대한 성적 상품화로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겠지요. 언급하신 "평택 대추리, 도두리' 관련 사진과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음란적인 사진이나 내용, 욕설이 있는 게시물은 이동조치됩니다."
라는 문구는 첫 번째 문장은 필요없는 문장이겠습니다 당연히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두번째 문장도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는 예절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이니까요. 스칼렛님은 계속해서 음란, 욕설, 야동이 아니다, 아가옷과 팬더곰 사진을 올리시며 이것에도 그 동영상을 성적 대상화라고 느끼는 것과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정도의 수위이다, 곧 그 동영상의 수위는 아가옷과 팬더곰 사진의 수위라는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와 스칼렛님이 저의 느낌에 동의하지 않는 현 상황에 있어서 저의 느낌이 '잘못'되었다, 지나치게 민감하다, 엄숙주의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넓게 봤을 때 성희롱 성폭력이 피해자중심주의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얘기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그 동영상을 보고 여성의 성적 대상화라고 느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앞으로 그런 동영상을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할 때 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라는 말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생각됩니다.(더욱이 그 동영상을 봐야 무슨 내용인지 알지 않겠습니까?) 개인적이고 사적인 글을 올리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논지를 흐리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

이확미님의 댓글

이확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도 베리즈코보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미처 몰랐던 베리즈의 새로운 싱글발매 소식을 스칼렛씨가 알려주어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도 베리즈코보는 여성을 성적대상화한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만적인 부르주아적 도덕가치에 근거한, 누구나 수긍해 마지 않을 수 없는 노골적인 성적 대상화가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성적으로 대상화되지 않은 것은 아닙지요. (이를테면 같은 미야비라도 섹시 오토나쟌에서 활동하면 성적 대상화고, 베리즈에 있으면 성적 대상화가 아니라는 말은 틀렸다는 말입니다. ) 성적대상화의 기준과 범위는 딱 떨어지게 만들수도 없을 뿐더러 만드는 것도 웃깁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성을 성적으로 자연스럽게 대상화하는 사회구조와 이데올로기들이 실재함을 알고 있지요. 그러므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경험과 배경과 가치관에 의거해 특정한 무언가를 성적대상화라고 느낄 때, 그것에 대해서 '어찌 그것을 성적대상화라고 느끼느냐'라고 반문하는 것은 성적대상화의 명확한 기준을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뭐든 대상화하지 않으면 해석이 용이하지 않은 것이 인간사회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성적대상화가 문제시되는 것은 현시기 남녀역관계에서 여성이 확연히 열위를 차지하고 있음이 그 누구라도 고개를 주억거릴만한 절대명제에 가까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이 자본주의 도입 이후 팽창하는 상품 경제하에서 더 많은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채택되었기에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마당에 그 상품을 욕망의 표현이라는 말로 게시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살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아가옷 사진에서 소아성애자를 떠올리고 팬더곰 사진에서 수간을 떠올리는 '연상'의 차원이 아니라, 여성이 이 사회내에서 어떤 식으로 그려지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운동방향과 활동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게시판에 왠 장난스러운 아이돌 영상을 올리니?' 차원의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식욕등의 욕망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을 공적 공간에 올려서 문제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품을 소비한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베리즈를 좋아한다고 해서 여성해방운동의 반동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게시하는 것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각자 취향이 있으니, 싫으면 안 보면 될 것 아니냐' 라는 말보다는 그냥 올리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스칼렛씨에게- 미야비가 옷에 피스마크 붙였다고 평화를 사랑한다 말할 수 있다면, 베리즈의 8번째 싱글인 21時までのシンデレラ 에서 '러브앤피스'라고 써있는 모자를 쓰는게 컨셉이었던 모모코는 네오히피입니까? ㅋㅋ 앞으로 정보공유 엠에센으로 해주삼^^^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