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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평화가 보장될 때 가능 - “파병반대” 3.20 전세계 반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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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님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67.135) 댓글댓글 조회5,783회 작성일2004-04-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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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반대, 점령반대”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End the Occupation of Iraq"

이라크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이 되었다. 곧 끝날 것이라 부시 정권이 공언하던 바와 달리, 전쟁은 여전히 그 명분을 찾을 수 없는 채 계속되고 있고, 미군의 점령정책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동시 개최하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 반대 집회가 지난 20일, 우리나라에서도 열렸다. 오후 3시경부터 대학로에서 열린 이 집회에 5천여 명의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한국군 파병반대” 국민의 뜻이다

이번 반전집회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더불어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모아졌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던 스페인은 대규모 열차 참사와 집권당 총선 참패 후에 철수를 결정했고, 남미 국가들도 하나 둘 철수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우리 나라는 얼마 전 미국과 이라크 주둔지 변경을 합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집회에선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한 세계정세 속에서도 여전히 ‘국익’을 운운하며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파병을 강행하는 한국정부에 대해, “국민의 의사를 분명히 보여주자”는 주장이 드높았다. 참가자들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뒷전으로 밀린 분위기 속에서, “왜 지금 여기서 반전평화를 외쳐야 하는가”에 대해 강변하기도 했다.

집회는 탤런트 권해효씨의 사회로, 반전문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돼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했다. 'ZEN', 언더락밴드 '바람', '천지인' 등의 노래공연과 사회진보연대의 반전 퍼포먼스 ‘빵과 장미’ 등의 문화행사가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은 발언대에 나와 “한국의 이라크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중의 삶을 파탄 내는 전쟁과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이라크 파병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최선희 사무국장은 “탄핵정국에서 파병문제가 간과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는 평화의 원칙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백종호 의장은 “이라크 파병은 내 친구, 후배, 선배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라며 한국군 파병 철회를 주장했다. 백 의장은 “미국은 한반도에서 제2의 이라크 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제의 바그다드가 내일의 서울의 모습이 될 수 있다”며, “파병은 끝까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활동가 임영신씨는 영국 전쟁저지연합, 미국의 평화정의연합과 ANSWER, 일본의 WPN 등에서 전해온 국제연대메시지를 낭독했고, “어떠한 메시지보다도 작년 이맘때 이라크를 갔던 사람들의 메시지를 가슴 깊이 기억하자”고 말했다. 그는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하는 것보다 더한 용기가 필요하다”며 전쟁반대와 파병반대를 외쳤다.


이주노동자 등 여러 목소리 나와

이번 집회에서는 특히 본 행사 외에도 여러 단체들이 다양한 목소리들을 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라크 전쟁이 터지고 나서 결성된 인터넷상의 중고등학생 모임인 ‘청소년반전모임’의 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나와 파병반대와 점령반대의 피켓을 들었다. 또 ‘파병반대 양심선언 강철민 지원단’은 파병반대 병역거부자 강철민씨를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선전물을 나눠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침략전쟁 거부’를 주장했다.

이날 사전 집회로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반대집회가 열리는 등, 이주노동자들의 참여도 활발했다. 이주노동자들은 강제추방 중단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실질적인 노동3권 보장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에 참여했다. 본 행사에서도 이주노동자 밴드 ‘Stopcrackdown’은 “전쟁이 생긴 나라에서 전쟁이 싫어 떠난 사람들은 이주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전쟁과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분리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한편 반전평화운동이 달라져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계속되고 있다.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 타리씨는 “지난 1, 2년간 반전 얘기에서 여성을 ‘피보호자’로 인식하는 것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군사주의로 인한 여성폭력,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이 묻히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한 집회 참여자는 “발언 중간에 ‘세상의 절반은 여성인데, 그 여성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전쟁을 막아야 한다’ 운운하는 얘기에 너무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행사 중간중간 나오는 과격한 구호와 욕설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치는 참여자들도 있었다.

이번 집회를 통해 시민들은 “국회 탄핵으로 인해 반전 이슈가 묻히면서 파병 관련해 정치권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묻히고 있는 현실을 경계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국회의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해서,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최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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