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립

[중앙]외국인 마을 둘러보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미친꽃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161.158) 댓글댓글 조회1,666회 작성일2004-05-17 14:42

본문

외국인 마을 둘러보니 

[중앙일보 박소영.홍주연 기자]

서울에 사는 외국인은 줄잡아 10만명쯤이다. 공무.취업.유학 등 타국살이의 사연도 다양하다. 그렇지만 누구나 고향이 그립기는 매한가지다. 같은 나라 출신 외국인들이 서로 향수를 달래며 모여 사는 곳을 찾아가 봤다.

# 최대.최고(最古) 외국인촌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30~40대 일본인 주부들이 장바구니에 야채와 과일을 담고 있다. 자녀를 태운 채 능숙한 솜씨로 자전거를 몰아 아파트단지 속으로 사라지는 이들 주부의 모습은 흡사 일본 주택가의 한 풍경 같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외국인 거주지로 꼽히는 동부이촌동은 대표적인 일본인 마을이다. 1970년대 한강 외인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조성됐다.

현재 일본인 5000명 정도가 살고 있다. 이곳엔 일본인 전용창구를 갖춘 은행, 일본어가 통하는 병원.미용실.부동산.세탁소가 즐비하다. 도쿄에서 3년 전 이사온 요시다 사나에(吉田早苗.37)씨는 "소소한 일본 음식까지 모두 구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 자녀 교육이 최우선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은 '프티 프랑스(작은 프랑스)'로 불린다. 85년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 학교가 이곳으로 이사하면서 자연스레 프랑스촌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상사 주재원과 외교관 가족들을 중심으로 440여명이 모여 산다. 길거리 곳곳에 프랑스어로 적힌 레스토랑이나 와인숍.카페의 간판이 눈에 띈다. 일부 보도 블록은 프랑스 국기를 본떠 청.백.홍의 삼색이다.

독일인들도 한남동 독일인학교를 중심으로 400여명이 모여 산다. 이들은 매월 한차례 '도이치 클럽'이란 친목모임을 연다. 집에서 여는 소규모 모임이 독일인 커뮤니티의 특징이다. 밖에서 모일 때 독일인들이 즐겨찾는 곳은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뒤편의 독일 레스토랑 '메모리스'다. 독일식 소시지와 아인스바인이 일품이다.

# 고향같은 모스크

이태원 이슬람 사원(모스크) 주변은 늘 이슬람 신도들로 북적댄다.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경기도 공단 주변에 흩어져 살지만 금요일만 되면 이곳으로 모인다. 부근 정육점에서는 이슬람식으로 도살한 고기도 구할 수 있다. 인근 '알메디나' '타지마할' 등은 이슬람 교도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다. 한국에서 3년째 섬유무역을 하고 있는 파키스탄인 코쉬드 칸은 "모스크는 마치 고향 같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혜화동로터리는 필리핀 장터로 변한다. 동성고 담 주변은 노점상에서 가격을 흥정하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필리핀인들로 가득찬다. 필리핀제 샴푸에서 향료.양념.신문은 물론 필리핀에서 인기있는 드라마나 영화 비디오, 심지어 필리핀에서 공수한 야채와 과일까지 없는 것이 없다.

# 중앙아시아는 도심 뒤편에

동대문시장 일대엔 러시아인, 카자흐스탄.몽골 등 중앙아시아인들은 위한 식당과 상가들이 빼곡하다. 동대문에서 신설동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는 '串肉(꼬치구이)'같은 한자 간판과 인도 간판들도 눈에 띈다. 주고객은 인근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을지로6가와 광희동 일대의 러시아.중앙아시아촌은 한층 더 복잡하다. 골목골목마다 키릴문자(러시아어)로 된 간판들이 보인다. 이곳 10층짜리 뉴금호타운은 '몽골 타워'로 불린다. 건물 입구의 안내판도 키릴문자다. 이곳에선 몽골 식품과 몽골 신문도 구할 수 있다.

박소영.홍주연 기자 olive@joongang.co.kr ▶박소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olive88/

-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앙일보  2004-05-13 18:08:0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