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립

[참세상] 국민의 동의 없이 결정한 파병안을 폐기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님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67.135) 댓글댓글 조회5,766회 작성일2004-04-07 20:45

본문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지 1년이 되는 3월 20일, 전세계 50여개 국 25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 반전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서울 대학로에서 오후 3시부터 "미국의 이라크 점령 반대, 한국군 파병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날 집회에는 1만 여명의 시민이 참가해 한국에서도 뜨거운 반전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집회에 앞서 영화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반전콘서트가 1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처음 무대에 등장한 ZEN은 "무대 위에서 보니 각자 다른 깃발과 피켓을 들고 있지만 여기 오신 분들 모두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같은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동지가' 등을 선사했다. 록밴드 '바람'과 '천지인'도 반전메시지와 함께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본대회는 지난 1년 동안 전쟁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님을 향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고 "점령을 중단하라", "파병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 선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라크 민중은 죽어가고 있는데 파병을 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용납할 수 없다"며 "1500만 노동자, 70만 민주노총 조합원의 이름으로 이 추악한 파병계획을 철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민주노동당 이라크파병반대운동 본부장은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어수선한데도 정부는 오히려 파병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면서 "당리당략에 물든 16대 국회가 통과시킨 파병안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최선희 평화여성회 사무처장은 "탄핵정국에 가려 파병문제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운동 진영은 '민주수호'를 외치고 있지만 생명의 존엄성과 분명한 전쟁반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일침을 가고, "국민의 동의 없이 결정한 파병안을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윤영전씨는 "당시 우리는 미국의 패권을 위해 베트남인들을 학살하러 간 미국의 용병이었다. 그런데 40여 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우리 젊은이들이 이라크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면서 최근의 파병지 변경에 대해 "이라크 전역이 전쟁터인데 파병지를 논해봤자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김하영 다함께 운영위원은 "스페인에서 폭탄테러로 2백 명이 사망했을 때는 세계언론이 주목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이라크에서 1만여 명이 죽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파병지를 변경하는 것은 키르쿠크가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스페인군의 철수 뒤 그 공백을 메우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 가면 우리는 학살자가 되고 스페인처럼 테러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는 평화운동가 임영신씨의 미국의 ANSWER, 영국의 전쟁저지연합, 일본의 피스나우의 연대메시지 낭독과 이경호 학생연대회의 의장의 결의문 낭독으로 끝을 내고 종로1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한편, 이 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사전집회로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반대집회가 열렸다. 집회장 근처에서는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부스가 마련되어 홍보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모임' 회원 '깨철이'씨는 "이주노동자들의 명동성당 투쟁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다가 이주노동자와 직접 접촉하면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며 "공식적인 활동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명동성당 투쟁에 대해서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오해가 많은데 우리는 안산, 마석 등 이주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을 찾아가 직접 투쟁소식을 알려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연 기자 rockyou@jinbo.net)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