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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말]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및 강제추방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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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님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176.121) 댓글댓글 조회4,592회 작성일2004-04-1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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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및 강제추방을 중단하라
 
 
편집부 here@digitalmal.com
 
 
학계, 종교계, 법조계 등 사회 원로들은 19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단속과 강제추방을 중단하고, 법개정을 포함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성명은 저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지내온 이주노동자들에게 정부가 '토끼몰이식' 단속과 강제추방 외에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이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로들은 과거와 현재 국외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아온 우리 민족의 과거를 기억해야 하며, 배타적 민족주의를 경계함과 동시에 이주노동자 정책의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 '인권'을 최우선적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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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반인권적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과 강제추방을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탄핵정국으로 이주노동자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8월이면 시행될 고용허가제를 앞두고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단속과 강제추방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현재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서 단속과 강제출국이라는 방침이 실효성을 갖지 못한다고 판단하며 정부가 법개정을 포함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주노동자들은 저임금,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산업역군들이며, 갈아치울 수 있는 부속품이 아닌 인권을 지닌 존재이다. 그들은 우리 경제가 힘든 IMF의 시기를 겪고 있을때도 우리 노동자들이 모두 떠난 작업장에서 제대로 월급도 받지 않고 일했다. 또 수많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신분상의 약점 때문에 임금체불, 사기 피해, 산업 재해를 당하기도 하고, 욕설과 구타,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지내왔다. 최근에는 정부의 '토끼몰이식' 단속과 강제추방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한국 땅에서 일할 권리를 달라며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하였다. 이것이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이다.

그러나 정부는 단속과 추방 외에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항의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가스총을 쏘고 눈앞에서 스프레이를 뿌리는가 하면, 교회에서 농성중인 이주노동자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목회자와 일반시민을 위협하는 등 무리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보호소에 수감된 이주노동자를 독방에 감금하고, 구급약도 제때 지급하지 않는가 하면 폐쇄회로 TV를 통해 24시간 감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단식농성으로 인한 이주노동자들의 건강 악화를 그대로 방치하는 등 반인권적 행태를 보였다.

정부는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들을 연행만 할 것인가.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들에게 다른 인권의 잣대를 들이댈 것인가.

정부와 우리 사회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역사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세계각지의 재외동포들이 경제적,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 신분을 경험하였고 배타적 민족주의와 정책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현재에도 많은 동포들이 국내의 이주노동자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가혹한 정책은 과거 경험을 인식하지 못하는 몰역사적인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도 지지받을 수 없다는 점을 정부와 우리 사회가 깨달아야 한다.

정부는 이미 실패한 이주노동자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단속과 강제출국조치로 이주노동자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5만명에 달하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고용허가제의 안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정부는 '토끼몰이식'단속과 강제출국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법개정을 포함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04년 3월 19일

강만길(상지대 총장), 김근환(전 서울신학대총장), 김성수(성공회대 총장), 김승균(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 김용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김준영(목사), 김지길(감독), 김 현(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고문), 명진(스님), 문정현(신부), 박상증(목사), 박종화(목사),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백천기(목사), 법장(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신영복(성공회대교수), 안승길(신부), 오재식(월드비전아태본부 부장), 오충일(노동일보 대표), 유현석(변호사), 이선종(원불교특별교구장), 장임원(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조승현(목사), 주섭일(내일신문 고문), 지홍(스님, 조계사 주지), 차선각(목사), 최영도(변호사), 함세웅(신부), 황상근(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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