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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농성단 방문 희망자를 위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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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쇼르쏘띠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7,113회 작성일2004-04-0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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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누리에 썼던 글 자펌합니다.)

배정학님께서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일요일날, 저나 우리 모임(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모임 http://cafe.naver.com/solidarity) 멤버들은 간만에 농성장 방문을 빼먹었습니다. 대신 모임 멤버 중 한 분의 집에서 그 전날 밤부터 이어진 마라톤 회의+놀고 먹으며 쉬기+끝없이 이어지는 대화, 를 했고, 제 경우 그 한켠에서 모임 멤버 중 한 명에게 들어온 청탁 원고를 같이 쓰고 있었지요.

배정학님 글 밑에 진중권님이 다신 쪽글이나, 이런 걸 보니까, 아무래도 연대하고 싶고, 한번 방문하고 싶은데 영 뻘쭘하고 민망한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저야 뭐 워낙 농성장 분들하고 친해져서 오고가는 데에 불편함을 못 느꼈는데, 처음 오신 분들, 특히 연대하고 싶어 방문하신 '남자분'들이 느끼실 편치 않은 마음에 대해선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했네요.

하긴, 사실 배정학님이 천막을 방문하신 전날, 그러니까 집회 있었던 토요일날 밤, 농성단에 새로 합류한 동지 한 명이 연행될 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예전부터 명동성당 근처에 몇 명씩 죽치고 앉아 있으면서 밤늦게까지 감시하곤 했습니다. 혹여 잠깐 담배라도 사러 나온 분들을 덮치려고요. (도대체 출입국 놈들은 이주동지들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토끼사냥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씨발...) 그 동지, 손목에 수갑까지 채워졌다는데, 극적으로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고, 출입국 직원 둘이 도망가면서 사태는 종료됐었습니다만, 정말 간 떨어질 뻔한 사건이었죠. 그 동지는 목과 손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손목에 선명하게 남았던 수갑자국은 지금쯤 지워졌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에 입은 상처는 과연 언제나 지워질 수 있을지... 저나 모임 다른 멤버들, 투쟁과 밥 친구들은 성당앞 990원짜리 칼국수집에서 농성단 동지 두 명과 비공식 간담회를 하고 있다가 전화를 받고 너무 놀라 우르르 뛰쳐나왔었답니다. 심지어 '침탈 당할 것 같다'는 소리까지 나와서리. 에고 그 날 생각만 하면... 으으으

그리고... 프락치들이 천막을 많이 방문하기도 해요. 농성단 상황실 판단으로는 노숙자들에게 돈 몇 푼 쥐어줘서 보내는 거라는데, 정보를 캔다기보다 심리적으로 자극하려는 의도가 더 커보입니다. 저번에 농성단 동지들이 거의 집회 가고 천막에 단식동지들만 남아있었을 때에는 심지어 천막 안에까지 들어와서 물건을 부수며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우리 마숨동지는 옷도 막 찢어지고... 이마에 가벼운 상처도 입고... ㅠ.ㅠ)

이런 터라, 처음 오셔서 쭈삣쭈삣 하시면 도리어 경계를 받으실 수가 있어요. 이주동지들의 상황을 감안하시어 너무 기분 상해 하지 마시구... 이럴 땐 일단 한국동지들을 찾으셔서 나는 누구다, 소개를 하신 후 이주동지들 몇 분과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민주노총 평등노조 상근활동가를 비롯해 여러 단체의 한국 활동가들이 농성장에 결합해 계시니까... 그리고 우리 모임 분들도 낮에 거기 계신 분들이 꽤 계십니다. 깨철님도 그러하고, 또 얼마전부터 월수금 낮에 열리기 시작한 한글교실의 선생님(!)들도 그렇구요. 또 좋은 방법은, 투쟁과밥 날에 오시는 겁니다. 그 날은 한국동지들이 꽤 많기 때문에, 그래도 덜 민망하실 겁니다.

지금 농성단 상황은...

새로운 멤버들이 조금씩 더 결합하는 것 같아요. 제게 쇼르쏘띠란 이름을 지어주신 분도, 원래 농성장 멤버였다가, 병원엘 다니느라 빠졌다가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오신 분이죠. 단식을 종료하신 분들은 모처에서 기력회복 중입니다. (물론 이중에도 '심심하다'며 모처에서 도망쳐나와 농성장으로 오시기도 합니다. 다행히 미음은 챙겨오셨두만요. 호호~) 이분들도 이번 주 내로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오실 것 같습니다.

보호소에서 단식을 끝낸 굽타 동지와 깨비 동지는 병원에서 보호소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단식은 끝낸 직후 몸조리도 대단히 중요한데, 병원에선 이유식이나 죽 제공을 거절하고 그냥 밥 주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누구 정말 죽일 일 있나... 여수보호소는 그래도 음식반입(일종의 사식...)이 가능한데, 화성은 안 된답니다. 헉 동지도 그래서 단식 푼 후 바로 밥 드시고 운동시간도 안 줘서 몸이 안 좋은 상태인데... 굽타동지는 검사를 해보니 다른 병증세도 있어서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만, 하는 꼴 보면 그 검사결과에서 이상이 발견되도 안 알려줄 것 같아요. ㅠ.ㅠ 사람 목숨이 사람 목숨이 아닙니다...

낮에 한글교실 외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클래스들이 속속 개설될 거 같아요. 사실 한글교실도 '프리스쿨'의 클래스 중 하나인 셈인데, 연대란 게 '함께 주고받는' 것인 법. 이주동지를 선생님으로 한 동아시아 역사 특강은 우리 마숨동지가 단식여파에서 좀 몸이 회복되면 할 수 있을 것 같고, 네팔/방글라데시 언어/문화 배우기 등의 교실도 섭외중입니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연대의 방법은 의외로 다양합니다.

일단,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관계로 조만간 빨래파티가 열릴 예정입니다. 농성단 방문하는 한국동지들이 지금 이주동지들의 빨래를 조금씩 해드리고 있는데요. 곧 봄맞이 이불빨래 파티가 거하게 이뤄질 예정이죠. ^^
서명과 모금도 큰 힘이 됩니다. 농성장에 아마 서명용지가 비치되어 있을 겁니다. 네이버에 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저희 모임 카페에 방문하셔서 온라인 서명을 해주시구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종 홍보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농성단 홈페이지를 주시하시고, 투쟁보고가 올라오면(크리스티앙이 올리는 영문보고의 경우 그 밑에 번역이 쪽글로 달려있을 겁니다.) 여기저기 퍼날라주시는 것도 좋아요. 진보누리든 민지네든 글을 많이 써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농성장 방문해서 조금씩 몇분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큰 위로가 됩니다.
낮에 시간이 되시는 분은 매일 낮에 면회팀이 화성으로 출발하니까 여기에 함께 하시는 것도 좋구요.
혹 여수가 가까워서, 여수보호소 샤말 타파씨를 면회하고 싶으는 분들은, 먼저 여수 면회투쟁을 담당하고 있는 캐쉬님과 상의를 해보세요. 농성단 홈페이지(http://migrant.nodong.net/sitin)의 농성단 속보 게시판에 캐쉬님 연락처가 있을 겁니다. 혹은 거기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기셔도 되구요. 아니면 민노당 여수시지부 이준상 위원장님께 연락을 드려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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