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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딴지일보] 노회찬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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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쇼르쏘띠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조회8,731회 작성일2004-04-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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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 알겠습니다. 해외 이주 노동자 문제인데요. 더 받아야 되나요? 말아야 되나요?

노 : 어... 내보낼 거는 아니구요, 더 받을 거도 아니고... 놔두면 됩니다.

딴 : 그냥 놔두면 됩니까?

노 : 네, 그냥 놔두면 됩니다.

딴 : 왜 그런가요?

노 : 왜 그러냐면요, 이 부분은 몇 가지 제도가 필요합니다. 고것만 딱 하면 나머지 부분은 손 안대도 해결됩니다. 몇 가지 필요한 게 뭐냐면 일단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서... 그들도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국내 노동자와 같은 권리를 줘야 된다. 노동삼권 다 줘야 된다. 노동삼권 보장하고, 똑같은 일을 하면서 임금을 절반을 준다거나 하는 극심한 차별을 완화시켜야 된다는 거죠.

그렇게 하고 두번째는 뭔가 하면은 취업허가제를 갖다가 쓰고 허가된 취업자들에게는 권리를 보장하는... 그렇게 되면요, 그렇게 되면은 일단 외국인 노동자들을 많이 쓸려고 안 할 겁니다. 지금은 워낙에 무시를 해도 되고, 차별을 해도 되니까, 너무나 싸니까 쓰는 건데 이걸 가격을 높여 놓으면 덜 쓰게 되고, 한국사람 쓰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사람 중에도 보면 지금 일자리 없는 사람들 꽤 많잖아요. 그런데 사장들은 이렇게 얘기를 해요. 아니 3D 업종이라고 해가지고 한국인들은 오라고 해도 안 온다, 외국인들은 온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인 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거 참 문제가 있는데 말이죠. 그기 보면 외국인들 돈 얼마 주고 있느냐. 오십만원, 육십만원 주고 있단 말예요. 그 힘든 일 하면서 오십만원, 육십만원 주는데 한국사람들 와서 일하라 그러면 일하러 안 가는 게 당연한 거죠. 그래서 이걸 마치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힘든 일을 안하려 하는 것처럼... 어떻게 오십만원, 육십만원 주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은, 이게 원래 노동시장을 건전하게 자연스럽게 조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하게 되면은 외국인들도 취업허가 받고 못 오니깐 지금처럼 떼거리로 와가지고 지금은 아무데나 막 들어갈 수 있어요. 그게 자기들에게는 덫이지만...

오십만원, 육십만원밖에 못 받고 어떤 경우는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뺏기는 함정이긴 하지만은, 원래 함정이라는 것은 진입장벽이 없잖아요. 진입장벽이 없다 보니까 많이 들어오고, 많이 들어오다 보니깐 함정에 많이 빠지고, 많이 빠지니깐 문제가 생기고, 악순환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거죠.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진입장벽을 만들어야 된다. 그래서 취업허가제, 고용허가제 이런 식으로 가야 되는 거고, 고용허가가 된 사람에 대해서는 차별이 없어야 된다. 해법이 나와 있어요.

딴 : 불법체류 문제도 있잖아요.

노 : 불법체류는요. 향후에 발생하는 불법체류 문제와 이미 발생한 불법체류 문제가 같은 게 아니란 걸 우리가 알아야 되구요. 왜냐면은 지금까지 불법체류는 마치, 지금 신용불량자 있죠. 그걸 개인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것이 세상에 어느 나라가 길거리에서 신용카드 나눠주는 나라 없어요. 신용이 그렇게 발달한 미국에서도 신용카드 한 장 얻을려면은 엄청나게 힘들단 말이죠. 예를 들면 길거리에서 은행들이 여러분들, 사인하고 전화번호만 적으세요, 그럼 이 자리에서 오십만원 빌려줍니다, 현찰로 빌려줍니다 하면 막 빌릴 거 아니예요. 그럼 그걸 빌린 사람들에게만 뭐라고 그럴 거냐... 이 얘기예요.

마찬가지예요. 이게 뭐냐면은 불법체류할 수밖에 없는 제도를 딱 만들어 놓고, 산업연수생이라고... 일단은 정부가 거짓말 한 거 아니예요, 연수는 안 시키고, 오십만원, 육십만원 짜리 노동시키니까 도망가서 팔십만원, 백만원 짜리 노동하게끔 만들어 놓은 거죠. 그래놓고 불법체류했다? 불법체류하게끔 조장해놓고 불법체류했다.

해서 이미 발생한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5년 정도. 우리가 만들어 놓은 그게 있습니다. 3년, 5년 이런 식으로 일정하게 유예기간을 더 줘서 좀 빚진 거 갚고, 돈 벌 거 벌고 나가라. 당장 나가라가 아니라 하는 유예제도고, 아까 말한 그러한 제도가 도입된다면, 고용허가제라거나 또 차별금지라거나 이런 게 도입된다면 그 후에 불법체류는 불법체류로 엄격하게 단속할 수 있다. 이런 거죠. 지금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데서도 불법체류 다루는 방법이 다 이런 식이예요. 사회적으로 명분을 얻고 있어요.

딴 :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노 : 없애야죠.

딴 : 완전히 없앱니까?

노 : 완전철폐죠. 그거는....

딴 : 기업입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쓸 수도 있고, 그 쪽에서는 그게 더 유리할 텐데요.

노 : 파트타임이라거나 이런 부분까지 없애자는 얘기는 아니죠.

본 이너뷰에서도 가장 단호한 대목들 중 하나.

딴 : 구체적으로 완전철폐까지 가는 방법이 어떤 걸까요?

노 : 방법이 있는데요. 비정규직의 노동삼권을 보장해주면 그건 저절로 없어집니다.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가... 특히 영세사업장 있잖아요. 열명, 스무명 비정규직 데리고 있는 이런 덴 문제가 적은데 현대자동차처럼 큰 공장에 라인이 있고, 소나타가 만들어져 가고 있는데 양쪽에 사람이 똑같은 일을 하는 거예요. 그럼 이 사람은 한 달에 250만원 받고, 이 사람은 한 달에 팔십만원 받아요. 둘 다 한국말 쓰는 인간이란 말이에요. 복장이 달라요, 식당이 달라요, 둘 다 옷 갈아입는 탈의실이 달라요. 그러면 마치 옛날에 우리 양반 상놈 한 거... 그거 똑같애요. 그거 있죠. 그거 굉장히 비인간적이에요.

141in_03106.jpg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 정규직이 있고, 영세사업장에 비정규직이 있고... 이런 문제라면 모르겠는데, 똑같은 회사에서 똑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 그렇게 돼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휴식시간에 담배를 같이 피겠냐 이거야.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말도 안 하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왜 이런 비정규직들을 더 만드는 거냐. 경제적인 이유만이 아니라는 거죠.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비정규직은 언제라도 유아파이어드 하면 그냥 해고니깐... 노동삼권을 행사 못하게 만들어 놓은 건데 그래서 이들의 노동삼권을 보장해 가지고 노동삼권 차원에서 자기 문제를 회사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싸우고 타협보는 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비정규직을 철폐한다는 얘기는 뭐냐면, 비정규직은 뭘뭘뭘 못한다 하는 차별적 제도를 철폐한다는 얘기예요. 제도를 철폐하면은, 그래도 비정규직은 있겠죠. 그러나 노동삼권을 가진 비정규직이 있다면 시간이 5년, 10년 걸릴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어떤 사용자간의 관계 속에서...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도 어차피 줄 거 다 줄 거면 왜 비정규직을 써? 정규직을 쓰지 하면서 일케 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딴 : 중국 같은 데는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값싼 노동력을 많이 갖고 있어서, 공장들이 중국으로도 가고 그런 경우가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도 고용안정 문제가 제기될 수가 있는데...

노 : 그건 못 말리는 거예요. 공장 가는 걸 못 가게 할 수는 없는 거죠. 우리도 옛날에 그런 공장들 왔잖아요.

딴 : 그럼 비정규직 얘기하고는 상충되지 않나요?

노 : 네, 그건 산업정책인데요. 지금 산업정책의 문제, 이거는 큰 문젠데 지금 수출이 잘 된다고는 하지만 컴퓨터하고 핸드폰 빼고는 파는 게 없잖아요. 이번에 삼성전자 세탁기 공장인가가 문을 닫음으로써 백색가전은 국내에서 전혀 생산이 안 됩니다. 이제 이런 문제들이 발생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산업들을 개척하는 게 중요하고요.

두번째는 뭔가 하면은 지금 이제 고용문제는 일자리가 없다. 경기가 안 좋으니까 공장들이 문을 닫고 공장들이 문을 닫으니까 일자리가 없고 일자리가 없으니까 못 살고 못 사니까 못 사먹고 못 사먹으니까 경기 안 좋고 이 악순환이거든요. 이 악순환인데 가장 큰 문제가 IMF 이후에 지난 6년간 정부정책이 뭔가 하면은 사회적 부담을 갖다가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해결시켰다. 고통을 같이 안지 않고 못 사는 놈, 힘 없는 놈에게 더 많이 부담을 전가시켰고, 그 결과 정부는 조금씩 나아졌다고 하지만 빈부격차는 왜 갈수록 더 커지느냐 이거야. 김대중 대통령 당선됐을 때보다 퇴임할 때가 더 커졌었구요, 노무현 대통령 당선됐을 때보다 퇴임할 때가 더 커질 수밖에 없게끔 돼있다.

그럼 왜 잘 사는 놈은 더 잘 살고, 못 사는 놈은 더 못 사느냐. 이게 정부정책이 못 사는 사람들은 덜 못 살게, 이 사람들도 먹고 살게 해서 이 사람들이 물건을 더 사서 먹게 해야 하는데 내수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거예요. 내수 기반이 무너지다 보니깐, 내수 기반에서 생산하는 물건들, 수출 안하는 물건들, 이런 거 생산하는 데가 다 문닫기 시작하는 거예요. 문 닫으면 고용이 없어지고, 고용이 없어지니깐 더 못 살고 악순환이 된 거죠.

그래서 우리가 내세우는 게 뭐냐면은 아까 40조 얘기도 나왔지만 복지. 복지를 하게 되면 당장 돈이 생겨요. 돈이 생기면 물건도 사먹을 수 있고, 물건 사기 시작하면 공장을 세워야 되고, 일자리 많아지고 이렇게 되야 한다는 거죠.

딴 : 그럼 만약에 비정규직이 철폐가 돼가지고 전부 다 정규직이 됐다. 근데 금방도 얘기했듯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이런 데가 우리와 임금격차가 굉장히 난다는 말이에요.

노 : 아니, 그러면.. 그건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죠.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는 동일노동에서 차별이 문제인 것이고, 백프로 정규직인데 지금보다 임금이 낮아도 되는 거죠. 예를 들면 그런 문제인 것이지, 그것 때문에 정규직과 차별되는 비정규직이 있어야 된다는 논리적 근거나 명분이 안 되는 거죠.

꼬투리를 길게 잡아보려고 무진장 애썼건만 도통 안 잡힌다.

딴 : 네, 알겠습니다. 생리대에서 특소세를 제외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 : 생리대 정도는요, 국가에서 나눠줘야죠.

헉...

딴 : 특소세 제외 정도가 아니고?
노 : 네. 오히려 애들 분유같은 것도 나눠줘야 된다고 봅니다. 그게 복지국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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