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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죽음 더 이상 방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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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3건 조회6,217회 작성일2004-07-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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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죽음 더 이상 방치 안돼"
서울에 첫 전용의원... 개원 앞두고 의료기 부족 비상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조호진(mindle21) 기자



▲ 중국에서 교장을 지낸 강모(62. 중국 길림성 매화구시)씨는 취업 차 한국에 왔다가 뜻하지 않은 병으로 사망했다. 유족들이 강씨의 관을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

ⓒ2004 외국인노동자의집

'외국인노동자의집/재중동포의집'이 위치한 서울 구로구 가리봉 1동에 29개 병상 규모의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이사장·이중표 한신교회 목사)'이 오는 22일 개원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매일 오후 1시∼9시까지 진료하고 토·일요일도 문을 열게 되며 비용은 의료보험 수가 이하로 받을 계획이다.

이 의원은 진료비 지급 능력이 전무한 환자는 무료로 치료해주고 지급 능력에 따라 30%, 50%, 70%, 100%의 차등 진료비를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의료진이 자원봉사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일반 의료기관보다 의료비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모자라는 운영비용은 후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은 외국인노동자와 재외동포 진료를 위한 전문의원으로 운영한다는 원칙 아래 ▲불법체류자에 대해 적극적인 진료 ▲각 나라 통역사 상주로 정확한 진료 ▲돈을 낼 형편이 되지 않은 환자는 무료진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의료기 부족과 재정의 어려움으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추진위원장 김해성 목사는 "세계 최초의 전용의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된 외국인노동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인 동시에 반한 감정을 불식시키고 친한 감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민간외교의 선봉이 될 것"이라며 "치료받지 못하고 죽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전용의원이 문을 열면 병실뿐 아니라 복도까지 누울 정도로 외국인노동자 환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개원을 앞두고 각종 의료기자재와 의사·약사·통역 등 자원봉사자가 부족한 상태"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완주(여·59) 초대원장은 11일 "지난겨울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무료진료 활동하는 과정에서 '버거스병(다리가 썩어가는 희귀병)'에 걸린 노인을 만났는데 수술을 해주지 못하고 돌아설 때 들려오던 노인의 한숨소리가 마음에 걸렸다"며 "한시적인 무료진료를 넘어 제대로 된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한 "외국인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상 불안함, 병 치료에 드는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가족과 떨어진 상태이다 보니 몸뿐 아니라 외로움이 크다"며 "개원이 돼 본격적으로 진료가 시작되면 환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후원이 필요하다"도 도움을 호소했다.

""우리도 하와이 사탕수수밭과 독일 광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사랑 돌려 줄 때"



▲ 의원 내부 전경. 한라건설의 지원(1억5천만원)으로 리모델링을 끝냈지만 당장 의료기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004 오마이뉴스 조호진

9년 전 입국한 재중동포 이채선(59·흑룡강)씨는 "아내가 가출한 뒤 고혈압과 심장병에 시달리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노동자의 집 덕분에 목숨을 건졌고 일자리도 찾았다"며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외국인노동자를 치료해주는 전용병원이 생긴다는 사실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바사르이브(28·인도네시아)씨는 같은 날 "갑상선 이상으로 1년 이상 고생했다"며 "친구들이 병원에 가면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특히 비용이 많이 들어 찾아가기 힘들었는데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병원이 생겨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내셔널 에이드 코리아(International Aid Korea)' 김치운 한국본부장(65·계명대 행정학과 교수)은 11일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개원예배에 참석해 이완주 원장에게 약품과 의료 기기 지원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우리도 가난한 시절에 하와이 사탕수수밭과 독일 광부로 일하러 나갔고 그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이제는 우리나라에 일하러 온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돌려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10년 동안 1200명 장례... 사후약방문 이제 그만"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들어설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개원을 앞두고 의료기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2004 오마이뉴스 조호진

한편 '서울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소장 이선희(여·46) 목사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재중동포 및 외국인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다음과 같이 털어놨다.

"지난 2월 14일 재중동포 김순녀(여·62)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주변 동료들이 119 구급차를 불러 세 군데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의료보험도 안 되고 돈도 없다는 말을 듣고 병원 측이 진료를 거부했고 결국 나흘 뒤인 18일 숨졌습니다. 지난 3일 우리에게 찾아온 김정옥(여·76·흑룡강)씨는 탈장된 상태로 쓰러졌습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 4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생명을 건졌는데 병원장께서 하루만 늦었으면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외국인노동자의집'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6일 1200만원을 들여 고국을 찾아온 재중동포 배충용(26·길림성)씨는 한국에 온지 석 달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감기 몸살을 참다가 병을 악화돼 병원에 실려간 그는 입원 9일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변했다고 한다.

불법체류자인 바트센트(35·몽골)는 지난 2002년 갑작스런 진통으로 쓰러졌다가 주변의 도움으로 병원에 실려가 진찰한 결과 급성 맹장이 터진 것으로 나타났고 복막염으로 악화되면서 끝내 패혈증으로 숨졌다. 서짓 쿠마라(27·스리랑카)는 2000년 작업 중 발등을 다쳤으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했다가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공사장에서 일하다 못에 발이 찔렸는데 치료를 받지 못해 파상풍으로 악화됐고 결국 숨진 재중동포를 비롯해 외국인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부지기수(不知其數)"라며 "지난 10년 동안 1200여 명의 재중동포 및 외국인노동자들의 죽음을 수습했는데 이들 중 30%는 조금만 일찍 병원을 찾아갔으면 충분히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 외국인노동자의집 성남센터에 안치된 외국인노동자들의 유골. 돈이 없어 죽고, 돈이 없어 시신도 찾지 못하는 '코리안드림'의 무참한 현실...

ⓒ2004 외국인노동자의집
국내 체류 외국인노동자는 40만 여 명 가량, 이들 가운데 불법체류자는 14만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은 일반 병원비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1천 만원∼1천5백 만원 가량의 빚을 내서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몸이 아파도 비싼 병원비 때문에 고통을 참다가 화를 부르기 일쑤라고 한다.

"한국에는 병원과 약국, 의사와 약사가 홍수처럼 넘치지만 외국인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그래서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에서 일요일마다 무료진료와 무료투약을 했지만 응급환자나 입원환자 그리고 수술환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서울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대표 김해성(43) 목사의 말이다. 그는 "병원비와 영안실 비용을 내지 못해 시신을 찾지 못한 경우도 20명 가량 된다"며 "외국인노동자의집 성남센터에서는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거나 국내에 들어올 여비가 없어 맡겨진 유골 63기를 보관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밝혔다.



◆도움 문의 :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설립추진위원회(02-863-6622) 홈페이지 http://www.g4w.net/


2004/07/14 오후 5:51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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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사루비아님의 댓글

사루비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자국민 저속층의 생계형 자살자는 하루 4명입니다 똥입니까? 된장입니까?

매닉님의 댓글

매닉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맞습니다 똑같이 된장입니다. 죽음이 똑같듯이 삶도 똑같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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