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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갈무리 : 조르좃티 님의 단견에 반박한다. by 쇼르쏘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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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쇼르쏘띠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1건 조회6,722회 작성일2004-07-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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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오해하고 계신 듯한데, 민주노총은 사업주 혹은 고용인이 아닙니다. 피고용인이자 노동자들이 만든 조합들이 가입해 있는, 노조 총연맹이고, 그 구성원은 노조조합원, 즉 피고용인입니다. 저도 우리 회사에서 '과장' 씩이나 되는 타이틀에 앉아있지만, 저한텐 인사권이 없는걸요. ^^ 피고용인이고 노동자이니 말입니다. 민주노총을 고용주가 좋아하는 경우 보셨나요? ^^

물론 현 세상에 엄연히 국경이 존재하고 있고, 정권이 있고, 정부가 있고, 그 정권은 국민을 최대한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님은 그 '정부'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며, 대다수의 서민과 하층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자들의 배를 더욱 불려주고 있고 있기도 하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계십니다. 그렇죠? 단적으로 최근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선일 씨는, 정부가 피살을 방조했을 뿐 아니라, 부추키기까지 했습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는데 파병으로 인해 생길 국익이 우리 조르좃티(이름 한번 고약하군요.)님이나 저한테도 배당될 국익은 아니지요.

문제는 정부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들어와 노동하는 것을 오랫동안 방치했고(한국에 산업연수생 제도가 생긴 것은 92년,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된 것은 87년 경, 88 올림픽 전후로 잡습니다.) 기껏 만든 제도란 게 산업연수생 제도이며, 이로써 대규모의 불법 이주노동자들을 초래했고, 대규모 불법 입국자들을 불러들였으며, 이로써 한국 내 노동조건을 '노동자끼리 제살 깎아먹는 경쟁' 상태를 조성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노동자의 기본권마저 파괴했습니다. 한국 내 노동시장의 노동조건 악화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그리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일당 노동자 조건을 만든 게 쇼르쏘띠입니까? 국내 이주노동자 운동단체/인권단체입니까? 이주노동자입니까? 아니, 대한민국 정부이며 자본입니다.

자료들 찾아보면 정말 재미있는 것이, 여러분들이 신나게 욕하는 그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들이, 정부가 산업연수생 제도 확대할 때 기를 쓰고 반대했었답니다. 국내 노동자들 및 통일 후 북한의 노동력 걱정하면서요. 민주노총의 전신으로 단병호 전 위원장이 의장으로 있었던 전노협도 90년대 초기만 해도 이주노동자 강력 단속추방을 주장했었어요. 그 반대 다 무릅쓰고 산업연수생 제도 확대해서 이주노동자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게 정부고, 그럼으로써 살인경쟁 부추킨 게 정부고, 그 사람들 인권과 최소 생존권은 나몰라라 하니 그 뒷수발을 또 여러분들이 욕하는 그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들이 떠맡고 있는 겁니다.

님들은 이쯤에서 합법으로 입국했다 불법으로 전락한 노동자들 외에 아예 입국 자체가 불법이었던 사람들을 언급하겠지요. 제가, '그 불법입국자들도 결과적으로 정부가 불러들인 거다'고 했더니 어느 분이 방방 뛰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부가 그렇게 산업연수생 제도를 기를 쓰고 확대하고, 중기협 사람들에게 알선을 일임해서 비정상적인 커미션 챙기는 브로커를 양성했어요. 거액의 뇌물과 수수료 챙기다 적발되고 해도 정부는 방.조.했어요. 그리고 제도 자체가 허술하게 유지되도록, 더 허술해지도록 방치했을 뿐 아니라 암묵적으로 도와준 게 정부란 말입니다. 산업연수생 제도 자체가 편법인 거 아시죠? 님들 맨날 주장하는 대로 한국은 이민노동을 인정하지 않아요. 그런데 편법 제도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자본가 편을 들어준 게 바로 대한민국 정부란 말입니다. 제가 아니라요! 이런 상황에서 불법 입국자들은 계속 들어왔습니다. 암묵적으로 이들을 들어오는 거 묵인했던 게 대한민국 관공서고 정부였단 건 님들이 더 잘 알지요?

그 살인적인 산업연수생 제도에 의해, 또 산업연수생들을 직장 이동도 못 하게 하고 한 달 4, 50만원으로 노동시킬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즉 그 산업연수생들마저 살떨리는 경쟁상태로 계속 묶어두기 위해) 불법 입국자들을 불러들인 것 자체가 대한민국 정부라고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이미 40만 명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물건이야 반품시키면 되지만 '사람'이 들어왔다구요. 그래놓고 정부가 지금 하려는 게 사람을 사람이 아니라 1회용 건전지 취급하려는 겁니다. 님들은 그 사람들을, 1회용 건전지가 아니라 1회용 종이컵 취급하라고 아우성치고 있구요. 도대체. 이제껏 잘못은 누가 하고 그 잘못에 대한 책임과 미움과 적대감은 누가 다 옴팡 뒤집어써야 합니까?

자, 대한민국 영화계는 날로 부흥하여 외국에 몇백만불에 수출을 하니 마니 하는데,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말단 영화노동자들 중 사무직 스탭들은 그래도 낫지만(그 낫다는 사무직 스탭들도 말단들은 한 달에 6,70 월급을 받습니다.), 현장 스탭들은 말단인 경우 일년에 삼십만원도 벌고 이백만원도 벌고 오백만원도 법니다. 근데요. 영화노동자들 자체가 파업을 하거나 노조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만약 한다 해도 영화사는 끄떡도 안 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이 젊고 힘 좋고 열정도 드높고 거기에 운전도 잘 하고 영어도 잘 하고 학벌도 좋은 애들이 줄서서 대기중이거든요. 심지어 공짜로 일 시킨다 해도 마다않고 뛰어들 사람들 졸라리 많습니다. "경험삼아 일도 배우며' 어쩌고... 제 후배넘 하나도 맨 처음 영화계에 들어와 한 일이, 장동건이 주연인 그 영화에 메이킹 찍는 무보수 스탭이었어요. 자, 그럼 기존의 1, 2 작품에서 많게는 9, 10편의 경력을 가진 노동자들은 이 사람들 다 몰아내라고 해야 합니까? 영화과 출신 외에는 영화일 할 수 없다는 법 만들라 시위하고 전국 대학에 연극영화과 몇 개만 남기고 다 폐지하라고 시위해야 하나요? 아니, 오히려 그럴수록 단결해서 노조를 설립하고 표준계약서 제정하고 최저계약금을 법으로 정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구 좋으라고 노동자들끼리 싸워야 합니까?

이주노동자 운동가들이나 StopCrackdown.net 사람들은 이주노동자들을 더 유입해야 한다 아니다의 문제에 대해 판단을 갖지 않습니다. 다만 주장하는 것은, 그따위로 사람 일회용 물건 취급하지 말고, 제대로 제도를 만들어 제대로 사람대접을 하라는 겁니다.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일회용 물건 취급할 범위가 커지면, 그런 취급의 다음 대상은 님들이고, 저입니다. '이주노동자니까 그래도 돼' 이건 그 다음엔 '여자니까 그래도 돼' '하층민이니까 그래도 돼' '장애인이니까 그래도 돼' 로 얼마든지 변형/응용됩니다.

자, 누가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거지요? 마구 불러들였다가 갑자기 준법적인 척 하면서 사람을 개취급 하고 있는 정부 이하 각 관공서들인가요, 저인가요?





*쪽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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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자: 나도 그 정도 수준은 다 안다. 근데 그런거 다 한번에 하려고 논리 펼치는건 오히려 우리들 사기저하시키는거다. 한나씩 깨부수고 나가다보면 결국 다 부술수 있는것이지. 당장은 불법체류자 추방하고 합체자 줄이고 나머지 한국인끼리 경쟁하고 먹고살게 하란이야기다. 한국인기리도 경쟁하면서 먹고살기힘든판에 외노가지 떼거지로 몰려오냐? -[07/14-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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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자: 니말처럼 하다간 하나도 못한다. 아무리 단단한 돌도 먼저 금을내고서 그 금을 벌려서 조각을 깨어 내는거다. 그러면 큰 바위도 자각로 ,모래로 되는거지.ㅋㅋㅋ -[07/14-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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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르쏘띠: 노숙자 / 노숙을 해보셨으니 아시겠지요. 겨울에, 언 발에 오줌 누면 어떻게 되는지 말입니다... -[07/14-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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