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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근로자들에 의해 일자리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은 신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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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재옥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5,010회 작성일2004-05-2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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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진단 … 고충 쏟아낸 시화공단 사장님들:"사람 못구해 노숙자라도 썼으면 … "
  게재일 : 2004년 05월 24일  [E1면]  글자수 : 1761자 
  기고자 : 정리=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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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정부 규제, 대기업 횡포···'. 중소기업인들은 할 말이 정말 많았다. 나라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면서도 내수 침체 등 불황으로 허리가 휠 정도인 그들이다. 곽재원 경제담당 에디터와 민병관 산업부장, 고윤희 중소기업팀장 등 중앙일보 취재팀이 지난 20일 저녁 경기도 시화공단에 위치한 한국산업기술대에서 중소기업인 20여명과 2시간여 동안 만났다. 처음엔 머뭇거리던 '사장님'들은 한번 말문이 트이자 "중소기업 하기 너무 힘들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인근 안산공단을 포함한 이 일대에는 약 1만개의 기업이 국내 최대 공단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금속·기계·화학 등 분야의 영세 제조업체들이다.


일자리가 없다고요?="서울의 노숙자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면 안 될까요." ㈜안산스텐레스 류정오 사장은 "사회에서 '일자리가 없다'고 걱정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도프레스 이성윤 사장은 "기술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구인 공고를 2개월간 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서울 강남에선 여직원 한명을 모집해도 수백명이 줄 선다는데…"라고 씁쓸해 했다.

부광산업 조동일 대표는 "요즘은 3D업종이 따로 없고 중소기업이 곧 3D로 통한다"고 말했다.

성지건설 유용상 사장은 젊은 사람들이 힘든 일을 피하는 것은 '어른 책임'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등으로 쉽게 돈을 챙기는 모습을 보다 보니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현실 모르는 정책, 싫어!=전기 자동용접기를 만드는 대명용접공업㈜ 나상구 사장은 수출한 뒤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서류를 준비했다. 그러나 파일 5개 분량의 서류를 냈건만 세관에선 계속 자료 보완을 요구했다. 직원 20명도 안 되는 회사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자동제어설비 제조업체인 대신F·A㈜ 차진근 사장은 세무 서류에 필요한 사업자 증명원을 인터넷으로 뽑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온라인으로 뽑은 증명원을 들고 세무서를 찾았다. 그러나 세무서는 "원본을 떼오라"고 했다.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운수·여행업을 하는 김정한 사장은 "중소기업이 사람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상황에서 주5일제 같은 정책이 나왔다"며 "임금 적고 일 많은 중소기업에 올 사람이 더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땅값만 수십억원인데, 제조업 하겠나"=상도종합건설㈜ 권오상 사장은 "지금은 누가 봐도 제조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시화공단 땅값이 평당 150만∼200만원이니 공장 하나 갖고 제조업 하려면 몇십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것. 권사장은 "돈이 그만큼 있으면 값이 오를 땅을 사지, 굳이 공단 땅을 사겠느냐"고 말했다. 두원전선㈜ 김상복 사장은 "개성 공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과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면 중국으로도 나가는 마당에 개성은 서울까지 거리가 시화와 비슷한 데다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거대한 벽"=한 중소기업인은 "대기업과 20년 가까이 거래했지만 중소기업의 상황을 너무 몰라준다"고 했다. 대기업이 자동화 기계를 구입할 때 비슷한 일본 제품을 10억원에 샀다면, 국산 중기 제품은 5억원에 사려 한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대기업은 무조건 값을 깎자고 하고, 중소기업은 당장 생존이 어려워 이에 응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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