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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3세계 여성노동자와 1세계 소비자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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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매닉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8,287회 작성일2005-06-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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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ldaro.com/Scripts/news/index.php?menu=ART&sub=View&idx=2005062100002&art_menu=1&art_sub=1


3세계 여성노동자와 1세계 소비자의 연대
- 다국적 자본에 대한 저항, 클린클로스캠페인

손안지연, 고유영아 기자
 
제3세계에서 지구화란 ‘선진국 기업에 의해 자행되는 노동자 착취’에 다름 아니다. 다국적 자본의 힘에 밀려 제3세계 노동자의 위치는 무력하게만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다국적기업 하청업체의 노동자 억압 고발

지난 19~20일 양일간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 Asian Women Workers Center(일본) 공동주최로 국제워크숍 ‘세계화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의 도전’이 여성플라자에서 개최됐다. 주최측은 “세계화에 따른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대응을 보다 심도 깊게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고 설명하며 특히 “아시아 및 중남미, 유럽 등 세계화에 대응한 사례를 중심으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3세계 노동현장과 1세계 소비자를 연결시키며, 다국적 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지도록 요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노동인권단체 ‘클린클로스캠페인’(Clean Clothes Campaign)’이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네덜란드 활동가 이네케(Ineke Zeldenrust)씨에 따르면 최근 클린클로스캠페인이 국제적인 연대를 호소하며 현장활동을 진행해온 지역은 방글라데시의 다카(Dhaka)이다.

지난 4월 11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는 ‘스펙트럼 스웨터(Spectrum Sweater Industries Ltd)’와 ‘샤리야 섬유(Shahriyar Fabrics)’란 2개의 회사가 입주해 있는 9층짜리 공장이 무너져 74명이 죽고 1백 명 이상이 부상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자들이 야간근무를 하고 있어 부상자의 규모가 컸다. 그러나 회사 측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부상자들을 며칠 간 방치했고, 고의적인 배상 지연 때문에 부상자들은 계속 사비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에 방글라데시의 노동조합과 연관 단체들이 연이어 격렬한 항의시위에 나섰다. 여기에 국제적인 연대 조직들이 가세해 다국적 자본을 향한 투쟁에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클린클로스캠페인이 이 투쟁에 합세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이슈화를 시키는 데 성공했다.

클린클로스캠페인은 ‘스펙트럼 스웨터’ 회사가 다국적 기업들의 하청업체라는 점을 밝혀내고, 해당 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소비자와 시민들을 규합,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스펙트럼 스웨터의 고객인 다국적 기업들 중 일부가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방글라데시를 직접 방문하게 되는 소기의 성과가 달성됐다. 이중 스페인 기업 Inditex/Zara는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서 긴급의료비용과 진료비로 쓰도록 3만 5천 유로를 기부했다. 제3세계의 노동운동과 제1세계의 노동운동이 함께 결합해서 무소불위의 초국가 자본을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클린클로스캠페인과 노동자 연대

우리 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클린클로스캠페인은 1990년대에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 클린클로스캠페인은 의류산업과 스포츠웨어 산업에 있어서의 노동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제적인 캠페인이다. 현재 유럽의 9개 국가, 오스트리아, 벨기에(North and South),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에 CCC가 존재한다.

이들은 대부분이 여성노동자로 이뤄진 의류산업에서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학대와 억압에 대항해 노동자 권리 증진과 노동환경 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의류산업, 스포츠웨어 산업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세인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내는 데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소재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옷, 스포츠웨어는 유럽의 소비자들에게는 일상적인 것이다.

이들의 활동의 초점은 첫째,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이 입고 있는 옷들이 노동자들에게 착취적인 환경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알리고 기업에서 그 책임을 지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복잡한 하도급 체계 속에서 공급체인상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본청 다국적 기업이 수많은 하청기업들의 노동자 착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생산공장의 노동자와 NGO, 노동조합을 지원한다. 셋째, 글로벌 의류, 스포츠웨어 산업의 노동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 사이의 인식을 증대시킨다. 넷째, 노동환경을 증진시키기 위한 법적 가능성을 연구하고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법률 제정과 정부, 회사가 도덕적인 구매자가 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률제정 운동을 한다.

CCC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스포츠웨어 산업에서의 노동자 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해 ‘Play Fair’ 캠페인을 펼쳤다. 국제올림픽 위원회(IOC)와 스포츠 브랜드 업체들(7개 업체: 아식스 (Asics), 필라(Fila), 카파(Kappa), 로또(Lotto), 미즈노(Mizuno), 푸마(Puma), 움브로(Umbro))에게 노동자 착취와 학대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비록 IOC는 이에 대해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CCC는 이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CCC는 제3세계의 노동자 착취 구조가 제1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가시화시키고 이를 제1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 행동 실천으로 연계시켜 지역적인 이슈로 보여졌던 노동권의 문제를 전세계적인 이슈로 만들어 냈다. 여기서 제3세계와 제1세계간의 연대의 고리가 만들어 지고 자본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 수립될 수 있다.

한국 또한 현재 많은 수의 생산 공장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이전해있는 상태이다. 클린클로스캠페인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동남아시아 여성노동자들과 어떻게 연대를 해 나가야 할 지 보여주는 중요한 하나의 사례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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