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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처럼 부리다 버릴 겁니까/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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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보누리 이름으로 검색 댓글댓글 조회7,736회 작성일2004-04-0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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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 투쟁단'이 배포한 4면 짜리 유인물 첫 면에는 '노동비자 쟁취'라는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연설중인 '민주노총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장 [샤말 타파](네팔인, 한국 10년 거주, 불법체류자)가 있다. 그는 지금 여수출입국관리 사무소로 연행되어 한 달째를 맞고 있다.  한달 여의 단식농성으로 수척해진 모습이 오늘(3.22) 한겨레신문에 실렸다. 탄핵과 민주사수의 물결이 도심을 메우고 있는 이 땅에 야만의 그림자는 걷힐 줄 모르고 있다.

다시 이주노동자지부는 지난 3.20 미국의 이라크침략 1주년 세계반전행동 집회에서 "시스템이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 그 자체가 문제다(This System Has No Error, Just It Is The Error!)"라면서 투쟁을 결의했다. "착취와 억압이 없는 그 날을 위해 투쟁!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당신이 그걸 원하고 그것을 위해 투쟁한다면!(Let's fight together for a world without exploitation and oppression! Another world is possible, only if you want and fight for it!)"

그리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작년에 노무현의 정책에 대해 그렇게 반대하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그를 보호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진보적 성향에 힘입어 당선된 노무현이 어떻게 그들의 기대를 저버렸는지. 국회가 노무현의 파병결정을 승인했을 때 우리는 여의도로 몰려갔다. 그 때 우리들을 맞이한 건 새까맣게 도열한 전경들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를 정치 라이벌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지. 그가 다시 업무에 복귀하면 뭔가 바뀔 것 같은가? 결단코 이건 아니다. 그는 똑같은 정책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지난 몇 개월 간의 단속기간 동안 10여명의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불법사람을 만들어 기계처럼 부리다 버릴 겁니까?"라는 절규는 그들에게 "더 이상 죽이지 말라!(Don't kill us anymore!)"는 현실로 다가온다. 샤말타파의 경우도 강제 추방될 경우 현재 내전중인 네팔 상황에서 안전을 보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단순한 불법체류문제 뿐 아니라 인권의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경우는 다르지만 군사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얀마의 한국 체류 이주노동자의 경우 자진출국을 하고 싶어도 여권.비자 유효기간(현재 2년) 연장에 대한 과도한 세금 요구(기간 초과의 경우 월 12,000~36,000원에다 여권 재발급 비용 110만~ 170만원)로 출국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정부는 당연히 모르쇠로 일관한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그곳 노동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과정에서 미얀마 군부세력과 결탁하여 헌납하는 비자금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70년대 서독 광부로 일하다 1년 만에 장애인이 된 한국인 이주노동자에게 독일 정부는 30년이 넘도록 연금과 치료비 일체를 보내오고 있는데 지금 한국의 경제가 그 때의 독일과 비슷할 진데 이렇게 인간사냥에 나서는 야만성을 폭로해야 한다. 진정한 민주와 인권의 촛불은 이러한 사각지대에 비춰져야 한다. 지난번 단속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되어 강제 추방된 방글라데쉬 이주노동자 [비두]는 인도에서 열린 제4차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하여 한국의 실상을 폭로하였다. 인간을 기계처럼 부리다 단물만 빼먹고 버리는 자본의 땅에서 쫓겨난 노동자의 절규다.

강제추방 즉각 중단하라!
강제 연행된 이주노동자 전원 석방하라!
산업연수제도 즉각 폐지하라!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하라!
실질적인 노동3권 보장하라!
가스총으로 인간사냥 자행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 강제추방 단속 팀 즉각 해체하라!

후원도 합시다!
농협 386-12-095004(김선희), 우리074-802114-02-001(이창훈)

인터넷 서명도 합시다!
이주노동자 지부장 샤말 타파 구명대책위(☎061-691-9419 FAX 691-9429)
실무담당자 : 이현금 ☎011-709-0800 이메일 ai4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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