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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man을 살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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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깨철이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9건 조회11,308회 작성일2004-07-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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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얘기가 아니니까 괜히 미리부터 '필'받지 말고 듣기 바란다.
인터넷 '다음'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한 말이다.
그 사장이 후man과 같은 청년 실업자들 앞에서 강의한 내용이란다.
즉, 실업자들에게 이런 쪽으로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 '권'하는 얘기라는 것이다.
신문에서 보니까 '다음' 사장이 이야기한 것 중에서 두가지가 눈에 띈다.
그 하나는 '해외로 나가라'는 것이다.
후man과 같으신 분이 해외로 나가셔서 일해야지, 이 땅덩어리에서 아둥바둥 먹고 살겠다고 이주노동자들과 싸움질 하지 말라는 얘기다.
즉, 해외로 나가서 이주노동자가 되라는 것. 그런 결심과 각오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겠지.
그런데 후man님이 해외로 나가셨다고 치자. 그런데 그 나라에도 후man과 같으신 분이 반드시 있는 법. 이주노동자가 된 후man을 후man 같으신 분들이 '떨거지들은 제발 좀 나가라'고 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물총으로 후man님을 쏘아서 사로잡은 다음 택배로 한국에다 부쳐버린다.
그러니까 '다음' 사장의 말이 정말 말 그대로 '권고'가 될려면 전지구적으로 '영주권'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그나마 '권고'가 될 수 있다.

그 다음 눈에 띄는 것은 실업자라고 해서 어디 근사한 직장만 찾지 말고, 'NGO' 같은 단체에서 일할 생각도 좀 진지하게 해보라고 권하는 대목이다. 즉, 아무리 일할 곳이 없다고 해도 이주노동자를 쫓아내는데 동원되거나 철거민을 잡아족치는 따위의 일에 종사하면 어떡하느냐는 질타다. 그러니까 '다음'사장의 이야기가 좀 자본개혁적인 발상이기는 해도 좌파임을 자처하는 듯한 후man의 논리보다야 여러모로 백 번 낫다.

그런데 '다음' 사장이 말하는 방법, 즉 후man이 NGO 같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비영리단체나 그 보다 좀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다양한 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는데 있어서는 당연히 '돈'문제가 걸린다. 실업자에 포함되지는 않겠지만, 자기 돈마저 들여가며 활동해야 하니까 '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정도 전 사회구성원들에게 '사회 소득'이 주어지는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즉, 실업자들 모두에게 일단 '사회 소득'이 평균적으로 주어지고 그 이외의  불충분한 부분은 아르바이트나 기타 불안정고용의 형태로 수입을 보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민주노총에서 모든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77만원인가 하는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기준으로 해서 보면, 일단 모든 실업자들에게 40만원 정도의 '사회 소득'을 보장하고 나머지 37만원 정도는 비정규직이든, 불안정고용 형태든(사회 소득이 주어진다면, 그 따위 형태가 무슨 상관이랴?) 어떤 형태의 노동으로든 보충하면 그만이다.
이게 되려면 민주노총과 같은 곳에서 어차피 정규직의 개별적 소득으로 주어지는 '임금인상'이나 '고용된 노동자'에 한해서 제기하는 '최저임금' 보장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사회 소득'에 대한 보장 요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물론 '노동시간 단축'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즉, 정규직이 아닌 모든 자들에게 사회 소득을 보장하고 불충분한 부분을 비정규직 형태로 충당하는 식으로 굴러간다면 노동시간 단축은 시간 문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필시 현실적 재정을 문제 삼으며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꼭 나올터인데, 쌀의 생산이 부족해서 굶어죽는 사람이 나오는 것이 아니듯이 문제는 재정이 아니다. 일례로 IMF 때 실업이 극심했을 때 정부가 실업을 구제하기 위해 써온 처방을 잘 살펴봐라. 내 기억으로는 겨우 몇 백억을 풀었는데(2004년 현재는 1조원 정도라는데?), 그것도 고용을 창출하려는 기업에 풀었지 실업자들에게 직접 푼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것도 내 기억이 충분치 않지만(찾아보기도 귀찮아서다) 정부는 제일은행 하나 살리는데 무려 6조 8000억 정도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은행 하나 살리는데 몇 조를 투자한 셈이다. 그때 이렇게 하나만 살렸나?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사회적 부를 사용하느냐 하는 정치적이고 계급적 이해의 문제다.
그래서 후man과 같은 분에게 '사회 소득'으로 40만원이 보장되었다고 치자. 그러면 후man은 매우 해피할 것이고, 뭐 아르바이트 하면서 틈틈이 전문지식을 쌓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욕심을 낸다면 정규직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냥 40만원에다가 아르바이트 30만원 정도로 만족하며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뭐 어쨌든 이렇게만 된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무용하고 타인의 권리를 뺏기 위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음' 사장이 권하는 비영리적인 각종 단체에서 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사회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턱도 없는 소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 후man을 위한 '다음'사장이 제시하는 두가지 방법을 살펴보았는데 이것이 진정 후man을 위한 것이 되려면 전지구적으로 '영주권'이 보장되는 것과 '사회 소득'이라고 하는 것이 보장되거나 하여튼 둘 중에 적어도 하나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개 다 되면 더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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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깨철이님의 댓글

깨철이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외 나가서 살아야 한다면 '영주권'보장하라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사회 소득'을 보장하라고 싸워야 한다는 한 것인데
도대체 외국에서 살다 오신 분은 무슨 얘기를 하시고자 함인지 모르겠소?
실업자가 뭐 어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오?
외국에서 살다 오신 분으로써 말해봐요.
실업자들이 어찌해야 하는지?

휴~님의 댓글

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정작 자기는 공장에서 일할 것도 아니면서, 애꿎은 이주노동자들이나 일자리 뺏는다고 지랄하겠죠. 이런 왜곡된 피해의식이 마치 죄없는 여자들을 줄줄이 살해한 그 연쇄 살인범과 좀 닮지 않았소? 피해를 받았다면 그 피해가 정작 누구에게서 왔는지 따져보지는 못할 망정,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더 더 짓밟는 논리라니...

미친꽃님의 댓글

미친꽃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지금, 고용허가제 시행(시행은 8월 17일부터지만 이미 시작은 되고있죠 고용허가제요)과 최근의 단속으로 인해, 안산지역 제조업은 또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한국사람들은 한달도 못되어 그만두고 그 빈자리를 한국사람으로 채용하려고 해도 들어오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급하게 사람을 채용해야하는데, 노동부에 연수생이라도 보내달라하면 내국인을 고용했다는 증거로 한국인을 채용한다는 구직광고를 한달이상 내고, 그래도 안되면 연수생을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연수생은 오지않고(왜냐면 그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는 연수생이 늘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람은 필요하고, 매일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채용계획이 없냐고 물어오는데 그 사람들을 채용하자니 이건 참 법에 걸려 벌금물어야 하고, 아주 난감한 상태라고 제가 아는 안산의 한 제조업체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분이 이야기 하더군요. 그분이 또 한마디 덧붙이대요. 이주노동자없으면 한국의 제조업은 운영하기 힘들다고요.

미친꽃님의 댓글

미친꽃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외국에서살다온 놈님/ 저도 님이 쓴 글이 도대체 뭘 얘기하고 싶어하는지 알수가 없네요.

시민님의 댓글

시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님들아 외국에서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어여 그리고 깨철이 당신은 왜? 집에서 쉬나요???지금 우리나라는 저소득층만 경쟁 한다는 거죠 왜 우리 저소득층만 피해 보냐구여 민노총 산하 기업들이 먼저 외노 받아 들여야지 자기들 이상처럼

후man님의 댓글

후man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어쩐지 귀가 간질 간질 하더라고요^^
음, 참으로 재미있는 글을 깨철이님이 올려 놓았군요
너무 지도 할 것이 많아 이것을 지도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웃고 넘어갈까 망서리는 중입니다. 재미있군요 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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