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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가해자 교육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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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님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댓글 조회3,901회 작성일2004-04-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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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교육에 관한, 민우회 상담소 권수현씨의 글입니다. 자료의 전부를 올리기가 뭣해서 파일로 올립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싶으신 분은 다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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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가해자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피해자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갖는다.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후유증과 고통에 대한 이해의 측면이 아니라, ‘피해자가 어떤 빌미를 제공했는가’에 맞추어져 왔다. 이러한 사회전반의 인식과 태도는 성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연결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성폭력은 여전히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범죄’, ‘피해자가 비난받는 유일한 범죄’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잠재적 피해자(여성)가 어떻게 조심해야할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사회에서, 문제의 원인은 끊임없이 피해자에게 돌려지고, 성폭력 문제의 근본 원인인 성폭력의 연속선적 성문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도전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잠재적 피해자인 여성들의 활동성과 정체성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흐르게 된다. 또한, 피해자에게 책임과 원인을 전가하는 피해자 유발론에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되는 결정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즉, ‘피해자가 진정 동의를 하지 않은 것인가?(혹은 거부했는가?)’, ‘피해자는 저항했는가?’가 아니라 ‘가해자가 진정 동의를 구하였는가?’, ‘가해자가 어떻게 피해자의 비자발적 상황을 어떻게 이용했는가 혹은 유도했는가?’를 묻지 않는 사회에서 성폭력을 둘러싼 침묵의 문화와 성폭력을 야기시키는 이중적이고 부조리한 성문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성폭력은 ‘가해자는 누구인가?’(어떤 사람들이 가해자가 되며, 어떤 의식과 사고가 잠재적 가해자들을 만들어 내는가, 어떻게 가해자가 되지 않을 것인가 등)의 문제는 별로 다루어지지 않은 채, ‘피해자가 누구인가?’에만 집중하는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문화적 풍토 속에 깊이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해자 프로그램은 성폭력의 진정한 원인과 책임을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와 가해자 중심적 사고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성폭력 담론에 대한 궁극적인 도전이면서 우리 사회의 성폭력 각본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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